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습이 있었던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지하철역에 대피한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폭격이 멎기를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는 ‘피의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폭격을 퍼부었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방공호에서 항전의 노래를 불렀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등 15개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지금까지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97명에 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케르치해협 대교(일명 크림대교) 폭발 사건을 우크라이나군의 테러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투하했다.
하지만 키이우와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에선 시민들이 방공호에 모여 항전의 노래를 부르는 등 의연한 모습을 연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트위터에 지하철역에 피신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국가와 전통 민요를 부르는 장면이 담긴 영상(사진)을 게재하며 “그들(러시아군)은 우리를 위협하고 무너뜨리려 하지만, 우크라이나인은 노래를 부른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시민들은 공습경보가 발동되자 휴대전화로 가장 가까운 방공호를 검색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주유소에도 휘발유를 확보하려는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순서를 기다렸다.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정부도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고조되는 정세 완화를 위해 공세적 영토 해방 작전을 재고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안 된다(No way)”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계속 해방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존립을 위한 전쟁인 동시에 국제법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위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