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서 김명식(뒷줄 왼쪽 세 번째)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함남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해 몸소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서 김명식(뒷줄 왼쪽 세 번째) 해군사령관과 모자를 바꿔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함남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해 몸소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매체 모의실험 진행 첫 공개

사거리가 모두 350㎞ 달하며
계룡대·오산기지 등도 사정권
국군의날 행사 전후 실시하며
군통수권자·수뇌부 위협한 듯
30~50㎞ 폭발땐 EMP 효과도




북한이 전술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상공폭발 모의실험을 진행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하면서 한국을 겨냥한 핵공격 의도를 드러내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게임체인저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북한은 모의실험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계룡대 국군의날 행사 전후에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거리도 350㎞로 사실상 윤 대통령과 우리 군 수뇌부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보도한 ‘전술탄도미사일 상공폭발’ 모의실험은 6·25전쟁 이후 가장 호전적이고 노골적인 핵무기 군사도발 위협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북한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에 맞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도한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언급하면서 공개적으로 전술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상공폭발 사실을 언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월 29일과 10월 1일에 진행된 전술탄도미싸일발사훈련에서 해당 설정표적들을 상공폭발과 직접정밀 및 산포탄타격의 배합으로 명중해 무기체계들의 정확성을 확증하였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9월 29일 오후 8시 48분과 8시 57분 평남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의 사거리가 350㎞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0월 1일 오전 6시 45분과 오전 7시 3분에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SRBM도 사거리가 350㎞였다. 이 같은 사거리는 윤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국군의날 행사에 참가한 계룡대까지의 비행거리와 일치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의 상공폭발 모의훈련을 통해 한국의 군통수권자와 군 수뇌부를 일거에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파악된다. 9월 29일에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 안에는 방한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전용기가 이륙한 오산기지도 들어 있다.

이와 관련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전술핵 탑재 모의탄 고폭장치 근접신관을 상공에서 격발시키는 고공폭발 실험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실전운용 단계라는 의미”라면서 “윤 대통령의 계룡대 국군의날 참가 시기에 맞춰 상공폭발 실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최고 수준의 핵공격 위협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술핵 상공폭발 피해 양상은 고도와 폭발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화구(불덩이)가 지면에 접촉할 정도의 지상 500m∼1㎞ 저공폭발의 경우 폭풍파와 광복사, 대량의 방사능 낙진 등 시설 파괴와 인명 살상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상 30∼50㎞의 고고도폭발 시에는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EMP(전자기펄스)탄 효과도 낼 수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밝힌 ‘산포탄(분산탄)’ 실험은 보병밀집지역 상공폭발로 살상 반경을 극대화하는 실험을 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성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 훈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평북 태천에서 발사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세계 최초로 저수지에서 이뤄졌다. 군사전문가들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을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열차기동대와 같은 맥락으로 한·미 군사정찰 위성의 감시를 피해 핵미사일의 생존성을 높이려고 전술핵 발사 플랫폼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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