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애올래-전북 부안 ‘각기각색 부아느로’
새만금 생태 살피는 ‘그린 투어’
사진 명소 누비는 ‘퍼플 투어’ 등
5가지 테마로 맞춤형 체험 마련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풍경 속
국립공원 트레킹에 별 관측 재미
백제 유적지 탐방‘역사투어’ 도
부안 =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부안에서 산, 바다, 하늘을 모두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8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환경생태단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역 단위 농촌관광(농촌애올래) 프로그램에 참여한 14명의 참가자들은 야생 동물의 발자국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길가에 찍힌 발자국 중 고라니와 너구리의 흔적을 찾기도 하고, 돋보기로 야생동물의 배변을 살펴보기도 했다. 해설사는 생태단지에 사는 야생동물의 종류를 사진과 함께 설명하며 CCTV로 생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축구장 110개 규모로 넓게 조성된 만큼 곳곳에서 탁 트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충북대에서 산림학을 전공하는 강보경(여·22) 씨는 “환경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궁금했다”며 “교육적인 내용도 좋았고, 풍경이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말했다.
부안에서 선보인 올해 농촌애올래 프로그램은 여행 시리즈 ‘각기각색(各其各色) 부아느로(부안으로)’로 이름이 붙여졌다. 부아느로는 ‘남부안 청자로 네트워크 협의체’가 농림축산식품부와 부안군 지원을 받아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 중 강 씨가 참여한 ‘그린 투어’(생태관광)는 부안의 자연경관을 보며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과 서울의 환경 관련 소모임에서 단체로 참여했다. 올해 처음 진행된 그린 투어는 △새만금환경생태단지 견학 △변산 해수욕장에서의 노을 구경 △천문대에서 별 관측 △내변산 국립공원 트레킹 △지구를 지키는 토크 등의 프로그램으로 1박 2일간 진행됐다. 산과 바다, 습지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부안의 모습을 느끼게 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남대 재학생인 전성은(여·20) 씨는 “국내 패키지 여행에는 처음 참여했는데, 이렇게 콘셉트를 가지고 지역을 돌아보니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다음에도 또 방문하고 싶다”며 웃었다. 강 씨와 전 씨 일행이 노을을 보기 위해 찾은 변산 해수욕장에는 이날 부안의 대표 축제인 노을 아트 페스티벌이 열렸다. 부안 노을 전국합창대회에서 들리는 아마추어 합창인들의 하모니를 배경 삼아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와 붉은 하늘을 즐길 수 있었다. 변산 해수욕장은 낙조가 아름다운 일몰 명소 중 하나로,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야간에는 청림 천문대에서 달 표면을 관측하고 3D 영상도 시청했다. 원래 행성, 성운, 성단, 은하도 볼 수 있지만, 이날 구름이 많이 낀 날씨 탓에 별을 보지 못했다. 청림 천문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1000㎜ 나스미스식 반사망원경과 8m 완전 개방형 돔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린 투어 프로그램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부아느로 여행 프로그램은 그린 투어 외에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5가지 색깔을 테마로 참가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골라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인 셈이다. 주로 중장년층을 위한 ‘레드 투어’는 부안에서 특화된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먹방 투어’다. 바지락죽, 내소사 파전, 막걸리 체험까지 할 수 있다. ‘퍼플 투어’는 커플들을 대상으로 기획돼 부안의 사진 명소를 방문한 뒤,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한다. 대학생들이 스쿠터 등을 타고 부안을 누비며 홍길동전의 율도국 배경으로 추정되는 위도 등을 방문하는 ‘블루 투어’도 있다. 가족 단위로 참가해 역사 유적과 각종 체험활동을 즐기길 원하면 ‘옐로 투어’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투어별로 다르다.
별도의 역사 투어는 다양한 역사 유적지를 방문하고 체험활동을 한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며 외국인들이나 교육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관광이 구성됐다. 부안을 넘어 한국의 역사를 외국인에게까지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제의 역사는 개암사와 우금산성에서, 조선의 역사는 우동마을과 백산성 등에서 직접 보고 설명을 듣는 일정이다. 양궁체험과 템플 스테이도 포함돼 있어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관광을 기획·운영하는 ‘남부안 청자로 네트워크 협의체’는 청년 활동가들과 여행 프로그램 실무 기획을 위해 관광 벤처 업체인 로컬메이트 등과도 함께하고 있다. 지역 내에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섬세하게 엮어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로 개발하고 있다. 여러 농가와 소상공인, 레저 업체가 힘을 모아 시너지를 만들어 내 지역 발전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고자 모였다. 5가지 색깔을 관광 트렌드와 엮으면서 지역 내 농촌, 역사, 먹거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17년 시작한 농촌애올래에서 농식품부는 올해도 10개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했다. 경기 연천군, 강원 원주시·홍천군, 충북 제천시, 충남 서천군, 전북 김제시·부안군, 전남 곡성군, 경북 의성군·상주시가 올해 농촌애올래 사업 대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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