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 대만에 치이고 미국에 쫓기고

‘K-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의 TSMC에 밀리고 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의 마이크론에 쫓기는 등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해외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해 나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통 큰’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야 최대 경쟁사인 TSMC는 지난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앞으로 4년간 총 1300억 달러(약 186조 원)를 투입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TSMC는 이를 토대로 최근 대만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우방국을 중심으로 생산 설비를 빠르게 확충해 나가고 있다. 실제 TSMC는 120억 달러(17조 원)와 70억 달러(10조 원)를 투자해 각각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TSMC는 올해도 최대 440억 달러(63조 원)를 설비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대만 정부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규정한 대만 정부는 TSMC에 법인세를 비롯한 세제 감면과 인프라 투자 지원 등 각종 지원책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3.4%, 16.3%로 집계됐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마이크론의 추격이 거센 모습이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 업체인 마이크론은 최근 총 1000억 달러(143조 원)를 투자해 미국 본토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마이크론은 D램 부분 점유율 3위 제조사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마이크론의 생산 가능 물량이 늘면 시장 점유율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론은 최근 D램 부문에서 올해 안에 5세대 10나노급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5세대 10나노급 제품에 대해 삼성전자는 최근 ‘내년 양산’을 선언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분야의 경우 과감한 투자가 중요한데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도 관련 법을 서둘러 통과시키는 등 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통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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