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미사일 폭격으로 숨진 한 의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11일 공개돼 우크라이나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SNS 상엔 그를 향한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고, 군사시설이 아닌 병원과 학교, 주택지역에 미사일을 투하한 러시아군의 만행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국립아동병원에서 소아암 전문의로 일했던 옥사나 레온티에바(사진)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던 지난 10일 어린 아들을 학교에 바래다주고 병원으로 출근하던 중 폭격을 맞아 숨졌다.
NYT는 “평소처럼 아들에게 옷을 입히고 학교에 보낸 다음 병원으로 향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병원 측도 보도자료를 내고 “레온티에바가 탑승한 차량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고 시내 한복판에서 불탔다”고 밝혔다.
레온티에바는 11년간 키이우 국립아동병원에서 골수이식 전문가로 활동했고, 혈액암에 걸린 수많은 아이를 치료했다. 특히 전쟁 발발 이후 다친 아이들을 돌보는 데 힘썼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그는 1년 전 남편이 강도에 살해되는 아픔을 겪은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어린 아들은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됐다.
병원 측은 “이 젊은 여성은 진정한 전문가이자 환자와 동료의 후원자였다”며 “그는 사심이 없고 책임감 있는 의사”였다고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러시아군은 전날 레온티에바 등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데 이어 이날도 우크라이나 곳곳에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CNN 등에 따르면 남부 자포리자 학교와 의료시설, 자동차 전시장 등 민간 시설이 불타올랐고 민간인 1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