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지금 ‘쓰레기 전쟁’
4년새 연간 폐기물발생량 24%↑
“적극적인 배출감소 정책 필요”
지난 6월 26일 경기 이천시 한 쌍둥이 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깜짝 놀랐다. 창고 안에서 불에 타고 있는 것은 물품이 아니라 산처럼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였다. 다른 창고도 열어 보니 쓰레기가 천장까지 가득 차 있었다. 총 1249㎡ 면적에 가득 쌓여있는 쓰레기만 3447t. 플라스틱 용기 등 각종 생활 쓰레기와 해양 쓰레기, 건설 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있었다. 이 쌍둥이 창고는 A 씨가 지난 3월 “반도체 공장으로 쓰겠다”며 임차한 후 불법 쓰레기 하치장으로 이용돼 왔다. 이천시는 A 씨를 불법 투기 명목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쓰레기 처리를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쓰레기는 그대로 쌓여 있다.
쓰레기를 파묻거나 소각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데다 민간처리 비용까지 급증하면서 창고를 임차해 쓰레기를 투기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이 매일 53만t씩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방문한 경기 안성시의 한 창고에도 1916.46㎡의 면적에 쓰레기가 사람 키의 수 배에 이르는 높이로 쌓여있었다. B 씨가 2년 전 “자동차 수리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창고를 빌린 뒤 처리 비용을 받고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이다. 안성시 관계자는 “‘차떼기’로 쓰레기를 받아 공터 등에 버린 경우는 적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 2016년 1억5700만t에서 2020년 1억9500만t으로 24.2% 늘었다. 공공 쓰레기 매립·소각 시설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갈등으로 추가 설치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처리량에 비해 발생량이 너무 많다”며 “일회용품 제한 등 보다 적극적인 배출량 감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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