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당국자 ‘모든 옵션’ 언급
정진석 “북한 전술핵 훈련하는데
남한만 비핵화 선언에 30년 묶여”
당국자도 “가능성 크든 작든
전술핵 테이블 올려 검토해야”
북한의 대남 핵위협 고조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자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인사가 공개적으로 기존 핵전략 재검토를 요구하고, 정부 고위 당국자도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고 밝혔다. 1991년 미·소 합의에 따른 전량 철수,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 터부시되던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만 30여 년 전의 남북 간 비핵화 공동선언에 스스로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결단의 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를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에 이은 비핵화 선언도 최근 급변한 안보 상황에서 더 이상 지킬 명분과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보 당국도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내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안보 소식통은 “(전술핵 도입) 가능성이 크든 작든 테이블에 올려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전술핵이) 어떤 형태를 띨 것이냐에 대해선 여러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후 철수했던 전술핵을 주한미군에 재배치하거나,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등을 한반도 주변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북핵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만큼, 우리의 대북 핵전략도 원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 주장이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적극 나서도록 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비확산 기조를 유지하는 미국의 협조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한국 전술핵 배치 주장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조약 동맹들의 방어와 억제에 대한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한다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용어설명-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남북한이 1991년 12월 31일 발표한 비핵화 선언.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사용 금지와 비핵화 검증을 위한 동시 상호 사찰, 핵 통제 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등 6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1992년 2월 1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발효됐지만 같은 해 말 실시된 팀스피릿 훈련에 북한이 반발하며 사문화됐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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