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2013년 워싱턴서 공개 거론 CSIS, 2015년 미국에 배치 권고 북핵 고도화로 실현성 높아져
북한이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술핵 운용부대 지휘 등 남측을 겨냥한 핵 위협을 노골화하면서 지난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12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지난 2013년 4월 정몽준(사진)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기’라는 주제로 가진 세미나 강연을 통해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하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 내 전술핵 재배치 여론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2015년 5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국신안보센터(CNAS), 국립공공정책연구소(NIPP) 등이 공동 작성 보고서를 통해 미 국방부에 북한 핵공격에 대비한 2025년 이후 한반도 전술핵 전진 배치를 권고하는 등 미국 조야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여론이 확산됐다. 당시 클라크 머독 CSIS 선임 연구원은 “전술핵무기의 전진 배치는 북한에 ‘핵으로 도발하면 즉각 대응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미국 정부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는 거리를 둬왔다.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와 상충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 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북핵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반도 전술핵 배치는 냉전 시기이던 1958년부터 주한미군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됐다. 한반도 전술핵은 1970년대에는 900여 발까지 늘어났다. 이후 냉전 해빙기이던 1991년 조지 H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합의에 따라 한국에 있던 약 600개의 전술핵은 전량 철수됐다. 이후 노태우 정부는 1991년 11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비핵 5원칙’ 선언, 같은 해 12월에 한반도 핵 부재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