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영끌’ 자취 감춰
집값 추가하락 전망 등 영향

금리 상승에 전세마저 포기
월세 몰리며 거래량 최대치


30대 초반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서울에서 실거주용으로 3억 원 이하 아파트를 알아보다가 포기했다. 생애 첫 주택, 보금자리론, 디딤돌 대출 등을 살펴봤지만, 디딤돌 대출은 자격 요건이 까다로웠고 나머지는 이자 부담이 너무 컸다. 김 씨는 “보증금과 월세가 최대한 낮은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30대 중반 직장인 최모 씨는 금리가 너무 오른 데다 집값은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매수 계획을 접었다.

서울에서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매수를 주도했던 30대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 매수 건수가 1년 새 3분의 1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젊은 층이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세도 소형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18.0%가 100만 원 이상으로 껑충 뛴 실정이다.



12일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인(집합건물 기준) 데이터에 따르면, 처음으로 집을 산 서울 지역 30대 여성은 지난해 9월 1149명에서 올해 9월 399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의 34.7%로 감소한 것이다. 30대 남성은 같은 기간 1259명에서 396명으로 줄어, 1년 새 31.4% 수준이 됐다. 이에 남녀를 합친 30대 전체 매수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33.0%에 그쳤다.

매수를 포기한 수요자가 월세 시장으로 몰리면서 올해(1∼9월) 서울 소형아파트 월세 거래는 3만9891건으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많아졌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에서 월세 100만 원 이상 소형아파트 거래량은 719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3.9%나 늘었다. 2020년 3500건, 지난해 4997건 등 최근 3년간 급증하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면적 59.25㎡는 지난해 8월 17일 보증금 1억 원, 월세 250만 원(4층)에 계약이 이뤄졌으나 올해 8월 13일에는 월세 290만 원(9층)에 계약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785㎡도 지난해 8월 17일 보증금 1억 원, 월세 190만 원(13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8월 13일에는 월세가 210만 원(22층)이 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이자가 상승하자 아파트 매매 거래는 줄어든 반면, 월세 수요가 늘어나 월세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훈·이승주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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