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일부 지역 여성 지원자 수 적다” 엉뚱 해명

부르카를 입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지난달 15일 칸다하르의 한 대학에서 입학 시험을 치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부르카를 입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지난달 15일 칸다하르의 한 대학에서 입학 시험을 치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공학·경제학 등 일부 학과 진학을 막았다는 보도가 14일 나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교육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다.

영국 BBC 등 외신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치러진 대학 입시시험에서 여성은 일부 전공에 응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지역에 따라 여성의 응시가 제한된 학과는 다소 달랐지만, 대부분 대학에선 공학·경제학·수의학·농학·언론학엔 지원할 수 없었다. 대신 간호학과 문학 등 소수 전공에만 문을 열어놨다. 동부 낭가하르대 입학에 도전한 파티마(19·가명)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꿈이 좌절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10명 정도 되는 여학생들은 안내장을 받은 뒤 우리가 원하는 학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토목공학을 전공하고자 했던 서부 출신 한 여학생은 미국 CBS 방송에 “억압자들과 여성의 적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공부하게 두질 않는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레반 정부 고등교육부에서 입시를 책임지는 압둘 카디르 카무쉬는 BBC에 “(대학에서) 여성을 위한 별도의 수업을 제공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선 여성 지원자 수가 적다”며 “그래서 우리가 여성들이 일부 학과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가 금지되는 등 여성 교육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의 대학 입학시험 응시율은 큰 폭으로 줄었다. 동부 라그만주에선 지난해 여성 1200명가량이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했지만, 올해는 182명으로 대폭 줄었다.

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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