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있는 한 공원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서비스가 중단된 ‘카카오T 바이크’들이 나란히 주차돼 있다. 김동훈 기자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있는 한 공원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서비스가 중단된 ‘카카오T 바이크’들이 나란히 주차돼 있다. 김동훈 기자


■ ‘카카오 먹통’ 구조적 문제점

넷플릭스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은
서버마비 극단적 상황 가정 훈련
삼성도 과거 화재뒤 삼중화 체계

카카오 계열사 주가 일제히 폭락


장병철·정선형 기자, 성남=박성훈 기자

국내 간판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먹통 사태’를 계기로 ‘정보기술(IT) 강국 코리아’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발생한 작은 화재가 온라인을 통한 ‘초연결 사회’를 한순간에 마비시키며 국가 재난급 사태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데이터센터 사고의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데이터센터 분산과 이중화, 백업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재해복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카카오가 기본적으로 이원화나 트래픽 분산 조치 등은 다 갖춘 것으로 보이지만 재해대책이라든지, 백업 훈련은 제대로 진행을 못 하면서 사태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의 경우 과거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를 교훈 삼아 데이터를 이중화, 삼중화하고 해외에도 데이터를 복제해 두고 있는데 카카오도 앞으로 이런 작업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정전 등으로 서버 전체가 마비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재해복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기반시설과 시스템은 언제든 장애나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해복구(Disaster Recovery·DR) 백업”이라며 “서비스 연속성을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백업 복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은 사업 특성상 독점적이고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이 많다”며 “모든 사업장에 대해 정부가 보안 조치나 재해 대비 상황을 점검할 수는 없겠지만, 카카오처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종합 점검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장 초반부터 9.53% 하락하면서 장중 연저점인 4만65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계열사인 카카오뱅크(-8.86%), 카카오페이(-10.11%), 카카오게임즈(-9.15%)도 모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급격한 주가 하락에 따라 카카오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개장 10분 만에 3조4761억 원 감소해 35조6899억 원으로 줄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카카오 금융계열사들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샅샅이 보고 있다”며 “법규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현장 점검이나 검사에 바로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캠퍼스(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지하 전기실 배터리 주변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서비스 장애는 데이터센터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해당 시설의 전력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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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정선형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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