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행 중인 다회용 컵 활성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중구 스타벅스 무교동점 매장. 한 시민이 음료를 마신 후 다회용 컵을 반납하기 위해 매장 내 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서울시가 시행 중인 다회용 컵 활성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중구 스타벅스 무교동점 매장. 한 시민이 음료를 마신 후 다회용 컵을 반납하기 위해 매장 내 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 대한민국은 지금 '쓰레기 전쟁' - <하> 정부·지자체 ‘제로 웨이스트’ 실험

서울시, 스타벅스와 시범 사업
다회용 컵 보증금 1000원 내고
무인반납하면 포인트 얹어 환급
2개월간 일회용컵 32만개 줄여

부산선 10개월간 10만 개 감축
창원은 7월부터 다회용컵 보급

배달 용기·택배 상자까지 확대
판매자·소비자 적극 동참 필요
점주 “재원·인력 등 지원 시급”


폐기물 배출량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실험이 차례로 닻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쳐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가 2배로 넘게 늘어났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회용품 감축이 당면한 사안으로 부상했다. 다회용 컵, 음식 배달 용기, 택배 박스 도입 등 다양한 시도가 뒤따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감축 필요가 큰 일회용품으로는 일회용 컵이 꼽힌다. 지난해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소비된 일회용 컵은 10억2400만 개에 달했는데 정작 회수된 건 18.8%, 이 중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컵은 8%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다회용 컵 보급 및 회수·세척 시설 지원 등의 각종 국고 보조 사업을 시행 중이다.

환경부·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서 다회용 컵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일회용 컵 32만4000개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청 주변에 밀집된 다회용 컵 매장을 9월부터 강남, 신촌, 명동 등 20개 거점지역으로 확대하고 800여 대의 무인반납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소비자가 해당 매장에서 다회용 컵 보증금 1000원을 선결제한 뒤, 대여한 컵을 매장 내 기기 혹은 제로서울 체험관 등 관련 시설에 반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소비자는 기존 보증금에 소정의 앱 포인트까지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다.

부산에서도 ‘e-컵’이라 불리는 다회용 컵 시범사업이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간 시행되면서 일회용 컵 10만 개를 줄였고, 창원에서는 ‘돌돌e-컵’으로 불리는 다회용 컵 보급이 지난 7월 시작됐다. 제주도 역시 지난해 시작된 시범사업에 따라 도내 스타벅스 23개 전체 매장이 다회용 컵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데, 지난 7월까지 1년여간 270만 개의 일회용 컵을 줄였다고 한다.

다회용 배달용기와 택배 박스 사용 확대를 위한 사업도 첫발을 뗐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강남구에서만 시행했던 다회용 배달용기 보급 사업을 올해 8월부터 4대 자치구로 확대하는 중이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땡겨요 등 배달 앱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한 고객에게 탄소중립 실천포인트를 지원해 다회용기 대여 시 사실상 보증금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지난 8월 29일 4개 지자체로 확대한 후 한 달여간 240개 식당의 주문 4000여 건이 다회용기 사용 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화성 동탄지구에서 올해 용인 수지지구까지 추가로 다회용기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환경부의 ‘다회용 택배 상자 시범사업’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진행돼 올해 본격적인 예산 확보 및 보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이외에도 영화관이나 장례식장 등을 대상으로 다회용기를 보급하고 세척시설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왔다. 충남도에는 4개 의료원 장례식장에 다회용기와 세척기를 보급했더니 쓰레기 발생량이 이전에 비해 7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시에서는 장례식장 3개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올 1∼8월간 6만7890개의 일회용기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회용품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다회용품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해야 한다는 면에서 다소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에 더해 시민사회 인식 개선과 문화 성숙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초까지 매장에서 다회용 컵 시범사업을 수행했던 서울의 한 카페 점주는 “개별 카페가 소비자에게 다회용기의 중요성을 설득하기 어려워 정부 차원의 홍보가 중요하다”며 “이뿐만 아니라 점주 입장에서 다회용 컵 반납기 관리에 추가적인 인력·재원이 소요돼 현실적인 지원책을 고민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회용품 사업체 등 제도 개선에 얽힌 이해관계자도 많아 이들을 설득시키는 작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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