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지나친 ‘이자 장사’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 공시가 세 번 공시되는 동안 외면받아왔던 예금 금리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대출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이자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은행들은 ‘장사꾼’ 낙인을 피하고자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함께 인상했다. 그간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 예금 금리는 그대로 두면서 대출 금리만 올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일까지 이뤄진 세 차례의 공시 결과, 예금 자산이 많은 고객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을 때도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금 금리는 4%대 중후반까지 인상됐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이미 5%가 넘는 예금 통장을 출시했다.
반면, 대출 이자 절감 효과는 실제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고금리 예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면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게 되고, 이는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은 32조5000억 원 늘어 2002년 통계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는 등 계속해서 돈이 은행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은행별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공시마다 억울함을 토로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NH농협은행은 특수은행 성격상 단기 정부자금 비중이 높다. 농협은행 측은 “이때 정부자금이 들어왔는데 단기성 자금이다 보니 만기가 짧아 저축성 수신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은행들 역시 중·저신용자 금융을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 인터넷 은행에 대해서는 분기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공시 등의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