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팬덤기부 1호인 영탁의 공식 팬클럽 ‘영탁이 딱이야’가 지난 16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콘서트를 즐기고 있다. 지난 1월 영탁의 전북 지역 팬모임 ‘오케이 탁자매’는 영아원에 기저귀를 기부했다. 임영웅의 부산 지역 팬모임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부산남수해’는 지난 8월 사랑의열매에 700만 원을 전달했다. 사랑의열매 제공
■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의 열매 - <上> 팬클럽, 선한 영향력 전파
‘영탁이 딱이야’ 2070 회원들 공연 즐기고 소외이웃 보듬어 사랑의열매에 5000만원 기부 나눔리더스클럼 팬덤1호 가입
‘영웅시대’ 팬들도 전국서 동참 가수는 팬클럽 이름으로 성금
팬들. 골퍼 박성현 버디 때마다 자발적 모금 3470만원 전달도
권도경 기자, 전주 = 정철순 기자
“팬심도 기부도 영탁이 딱이야.”
가수 영탁(박영탁·39)의 전국투어콘서트가 열린 지난 1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이날 공연 시작 전에 모인 공식 팬클럽 ‘영탁이 딱이야’ 회원들은 영탁의 대표곡 ‘누나가 딱이야’에 맞춰 이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팬심(心)’ 가득한 기부문화를 강조했다. 이날 영탁의 콘서트장 주변에는 전국 규모 스포츠 대회가 열렸지만, 팬들의 군무와 응원 소리가 대회 분위기를 압도했다.
응원과 기부문화에 동참한 ‘영탁이 딱이야’ 회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이들은 이날 응원전을 즐기는 동시에 기부문화도 강조했다. 영탁이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데뷔할 때부터 팬클럽 활동을 한 엄지연 씨는 “나이 오십이 넘는 동안 단 한 번도 기부에 참여한 적이 없었지만, 팬심으로 기부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진심이 돼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며 “골프와 등산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했지만, 팬클럽 활동을 하고 기부를 하는 것만큼 좋은 활동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원들은 파란 응원복과 영탁의 노래에 맞춰 대규모 군무를 펼쳤다. 장외응원팀은 공연 시작 6시간 전부터 모여 이 같은 응원을 펼치는데, 단순히 응원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후로 지역에 맞춘 기부활동을 한다. 응원의 힘을 기부까지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원들은 공연 이후 인천 지역에 모여 김장김치 400㎏을 담가 소외계층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부계에 ‘팬덤’이 ‘큰 손’으로 떠올랐다. 팬클럽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 등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를 위해 기부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팬덤 기부는 대부분 유명인과 관련된 특별한 날에 맞춰 준비된다. 가장 흔한 생일부터 데뷔일, 앨범 발매일, 팬미팅, 경기, 공연일 등에 주로 이뤄진다. 이들의 기부활동은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유명인을 응원하자는 취지다.
현재 약 5만8000명이 가입한 팬클럽 ‘영탁이 딱이야’가 기부를 시작한 계기는 영탁이 무명시절부터 기부하던 모습이다. 영탁은 가수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부터 요양시설이나 경로당 등에서 재능 기부를 하거나 불우한 어린이나 독거노인을 위해 얼마 되지 않은 행사비를 내놓곤 했다. 이를 알게 된 팬들이 하나둘 기부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조직화된 팬덤은 기부 규모도 키우고 있다. ‘영탁이 딱이야’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처음 기부한 건 지난해 7월 ‘사회백신나눔 캠페인’이 펼쳐질 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조손가정,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행사였다. 당시 영탁도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재택치료 중이어서 팬들은 영탁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모금을 시작했다. 팬클럽을 통해 릴레이기부가 이어지면서 사회백신 나눔 캠페인에는 8411만 원이 기부됐다. 팬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스타의 ‘역(逆)기부’도 이어졌다. 영탁은 개그맨 황기순, 가수 최대성과 함께 같은 해 8월 사랑의열매에 마스크 10만 장과 손소독제 1800개를 기부했다. ‘영탁이 딱이야’는 2021년 12월 ‘희망 2022 나눔캠페인’에 5000만 원을 기부하면서 ‘팬덤기부 1호’로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했다. 현재까지 사랑의열매에 기부된 총액은 1억3400만 원이다.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도 나눔리더스클럽에 가입해 지역별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울산따라따라’는 지난 8월 5일 임영웅의 데뷔 6주년을 기념해 울산 사랑의열매에 808만 원을 기부했다. 데뷔날짜인 8월 8일에 맞춘 808만 원을 울산 지역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수술비로 내놓았다. ‘영웅시대 위드히어로 부산남수해’도 임영웅의 데뷔 6주년을 맞아 부산 사랑의열매에 700만 원을 전달했다. 임영웅도 지난해와 올해 생일을 맞아 사랑의열매에 팬클럽 ‘영웅시대’ 이름으로 2억 원씩 기부했다. 이어 올봄 강원·경북 산불 피해 지원 특별 모금에도 1억 원을 내놓았다.
프로골퍼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도 지난해 말 회원들이 모은 3470만 원을 서울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바 있다. 성금은 박성현이 버디를 기록할 때 회원들이 1버디당 2000원씩 기부해 자발적으로 모았다. 박성현도 2015년 12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그동안 39억 원을 기부했다.
이들이 팬덤을 넘어 기부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팬들은 ‘선한 영향력’을 강조한다. ‘영탁이 딱이야’ 관계자는 “우리가 기부를 하는 것은 팬심을 넘어 가수와 팬의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알리는 것”이라며 “장애인 단체에 김장을 기부하거나, 미혼모 가정에 생필품을 기부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는 팬과 스타 사이에 교감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스타와 팬들이 사회 약자를 두고 각각 기부하면서 선한 취지를 공유할 수 있어서다. ‘영탁이 딱이야’에서 활동하는 ‘트롯꽃(닉네임)’은 “사람들이 가수를 위해 모여 긍정의 에너지가 생기고 사랑을 나누는 활동까지 넓혔다”며 “영탁이 사회적으로 많은 기부를 하는 것을 알고 팬들도 이를 따라 ‘기부도 응원’이란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