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남자의 클래식 - 이탈리아 파가니니

4옥타브 걸치는 음역 자유자재
바이올린으로 동물 울음소리내
1회 공연에 1억 개런티 받기도


음악사를 통틀어 누가 가장 위대한 명연주자냐고 묻는다면 아마 모든 음악학자는 입을 모아 파가니니라고 답할 것이다. 연주자들의 실력과 기교는 세월의 흐름과 비례해 쉼 없이 발전해 왔지만, 그 어떤 음악의 영역에서도 파가니니만큼의 비약적 발전을 이뤄낸 연주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을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연주했던 명인 중의 명인, 비르투오소였다. 파가니니는 그 이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4옥타브에 걸치는 넓은 음역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다. 음을 하나하나 끊어 연주하는 스타카토(staccato),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으로 현을 튕겨 소리를 내는 피치카토(pizzicato), 현에 손가락을 가만히 둠으로써 휘파람 같은 소리를 내는 하모닉스(harmonics) 등 이 모든 다양한 주법은 파가니니가 스스로 창안해 낸 것이다.

파가니니는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 위해 네 개의 현 중 단 두 개의 현만을 사용하는 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어느 관객은 “혹시 현 하나로만 연주할 수도 있느냐?”며 도발했고 그는 정말 G현 하나로만 연주하는 작품을 작곡하게 된다. 그리고 단 한 개의 현만으로도 현란한 연주를 선보이자 그에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초절정의 연주 실력에 대한 소문은 물론이고 거기에 무시무시한 괴소문이 덧붙여졌다. 당시의 바이올린은 양의 창자를 꼬아서 만든 현을 사용했는데, 그가 소름 끼치게 연주했던 그 단 하나의 현은 파가니니가 젊은 시절에 애인을 살해하고 그녀의 창자를 꼬아 만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연주하는 것은 파가니니가 아니라 사탄이라는 소문은 그를 더 신비롭게 만들어줬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사탄의 능력으로 조종되는 그의 연주를 듣고 싶어 했다. 그야말로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던 파가니니는 1회 공연에 현재 가치로 약 1억 원의 개런티를 받기도 했다.

파가니니는 완벽한 연주뿐만 아니라 쇼맨십과 마케팅에도 능했다. 바이올린을 활로 연주하는 대신에 즉석에서 나뭇가지를 꺾어 연주를 시연하기도 했고, 바이올린으로 동물의 울음소리를 내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 이슈 거리가 됐다. 그가 즐겨 입던 옷이나 장갑, 장신구는 늘 유행을 만들어냈고, 그의 스타일을 본뜬 품목이 시장에 나오면 나오는 족족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파가니니는 자신의 테크닉을 더 독보적이고 신비롭게 남기기 위해 제자를 거의 두지 않았다. 그리고 생전에 출판사로부터 수많은 출판 제의를 받았지만 너무 높은 인세를 요구하는 바람에 계약은 성사되지 못했다. 공연 중에는 즉흥적으로 연주한 곡이 많았는데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악보 또한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가 생전에 이뤘을 초절정 기교의 테크닉들은 제자나 악보를 통해 내려오지 않았기에 아쉽게도 주변 사람들의 기록을 통해 추측할 수밖에 없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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