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 초청 입국한 뒤 부산역서 여중생에게 "술 사주겠다" 유인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라이베리아 공무원들. 라이베리안옵저버.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라이베리아 공무원들. 라이베리안옵저버.


지난 9월 국제행사에 참석하러 부산에 온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이 여중생 2명을 호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최미화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특수강간) 위반 혐의로 라이베리아 국적의 공무원 A씨(50대)와 B씨(30대)를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22일 부산역 지하상가에서 여중생 2명에게 ’술과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며 인근 호텔로 유인한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한국 해양수산부와 IMO가 개발도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최한 국제행사 ’온실가스 감축교육‘에 초청받아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2일 밤 "친구 2명이 외국인에게 잡혀있다"는 피해 여중생 친구의 신고를 받고 부산의 한 호텔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은 외교관 여권을 소지했다며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국내 근무를 위해 부여받은 외교관 신분이 아니어서 ‘빈 협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면책특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사가 불리하게 흘러가자 이들은 라이베리아 현재 매체를 통해 "누명을 썼다"며 인종차별을 주장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지난달 A씨는 정부 해양환경보호부의 국장급 공무원이고, B씨는 IMO의 영국 주재 라이베리아 상임대표라는 소식을 보도하며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들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A씨와 B씨가 피해자들과 최초로 만난 지하상가 등 호텔 인근의 CCTV를 다수 확보해 현장 검증을 벌인 뒤 재판에 넘겼다.

사건 이후 라이베리아 현지 언론을 통해 가해자 중 한 명이 2018년 의붓딸을 성폭행한 전과가 있음이 알려졌다. 이에 라이베리아 정부는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라이베리아 해사청은 "우리는 모든 유형의 성범죄에 대해 분명한 무관용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구속된) 공무원들의 행동은 문명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가장 터무니없는 행동"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 조사에 있어 대한민국 정부와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국내법 및 국제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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