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중국 안후이성의 한 건설현장에서 열린 ‘당 대회를 환영하는 백년가약’ 행사에서 커플 100여 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안후이왕 캡처
지난 9월 27일 중국 안후이성의 한 건설현장에서 열린 ‘당 대회를 환영하는 백년가약’ 행사에서 커플 100여 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안후이왕 캡처


중 결혼식 등서 축하 현수막
강제격리 16세 죽음 분노 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거리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표어는 단연 ‘20차 당 대회를 환영합니다’(喜迎二十大)다.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 맞춰 각 지역에는 당 대회를 환영하는 장식물이 내걸렸고, 직장에서도 ‘개막식 시청 인증샷 ’이나 ‘개막식 단체 관람’ 등 홍보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서 밀접접촉자로 강제격리됐던 16세 소녀가 경련 뒤 방치 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수면 아래에서는 분노와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중국 안후이왕(安徽網)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 안후이성의 한 철도건설현장에서는 중국철도 4국 직원 100쌍의 합동결혼식이 진행됐는데, 행사 제목이 ‘20차 당 대회를 환영하는 행복한 백년가약’이었다. 오는 11월 시작하는 베이징의 ‘중·노년 모델 대회’도 18일 신청 접수 공지를 내면서 ‘당 대회를 경축하는 대회’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궁 등 문화 유적 등에도 당 대회 관련 설명 게시물이 설치됐고, 개막식 시청 인증샷 사진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당 대회 홍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겉은 ‘환영’ 일색이지만 실제 중국인들의 속내는 다르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일상이 엉클어진 데다, 경기 침체 징후도 뚜렷해지면서 내심 상당한 불만이 중국 사회 전반에 쌓여가고 있는 것.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이다. 당 대회를 앞둔 지난 9월부터 중국 전역은 평소보다 더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실시했는데, 지난 17일 중국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에서 밀접접촉자라는 이유로 강제격리된 16세 소녀가 갑작스러운 경련을 일으켰지만 한참을 방치된 끝에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오히려 검열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의 당 대회 개막사에서도 방역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시 주석이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증세를 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하면서 중국인들의 불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인들이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이게 현 체제에 대한 동의는 아니다. 갈수록 삼엄해지는 통제 속에서 개혁에 대한 욕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진핑 3기가 순탄하게만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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