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이었던 15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한 직후 첫 주식 거래일 당시 카카오가 공매도 폭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뿐만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 주식도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공매도량은 141만6977주로 공매도가 가능한 모든 코스피200 종목 중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도 673억8563만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위를 차지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으로, 주로 고평가된 종목이 공매도 대상이 된다. 이런 종목은 악재가 터질 경우 주가에 빠르게 반영돼 하락세를 맞는다.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사람은 더 싼 가격에 해당 주식을 다시 매입해 빌린 주식을 갚고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다.

이날 하루 카카오에 쏟아진 공매도 물량은 코스피200 종목 중 1위로 정치권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논의하던 작년 9월보다 많았다. 지난해 9월 7일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지도부가 카카오 문제를 직접 지목했다. 이에 바로 다음 날인 8일 하루 동안 카카오 주가는 10.06% 폭락해 시가총액 6조8930억 원이 증발했고, 이날 쏟아진 공매도량은 124만4735주였다. 이번 ‘먹통’ 사태로 쏟아진 공매도 물량보다 17만여 주 적은 수치였다.

또 ‘먹통’ 사태 직후 17일 쏟아진 공매도 물량 중 두 번째로 많은 종목도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로, 112만4745주가 거래로 몰렸다. 하루 거래대금으로는 183억7319만 원이 움직여, 삼성전자(374억5106만 원), SK하이닉스(320억3528만 원), LG에너지솔루션(238억6029만 원)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 사옥 ‘카카오 판교아지트’로 한 직원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출근하고 있다. 앞서 주말이었던 15일 카카오가 임차해 사용하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주요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카카오맵, 포털사이트 다음 등 대부분의 카카오 계열 서비스가 ‘먹통’ 사태에 빠졌다. 김동훈 기자
지난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 사옥 ‘카카오 판교아지트’로 한 직원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출근하고 있다. 앞서 주말이었던 15일 카카오가 임차해 사용하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주요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카카오맵, 포털사이트 다음 등 대부분의 카카오 계열 서비스가 ‘먹통’ 사태에 빠졌다. 김동훈 기자


‘먹통’ 사태 후 첫 거래일 뿐만 아니라 지난 일주일(17∼21일) 사이 공매도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도 카카오뱅크(354만7627주)와 카카오(343만1658주)가 각각 1위, 3위로 카카오 관련주였다. 두 번째로 공매도량이 많은 삼성전자(347만7923주)는 수량에서는 카카오뱅크·카카오와 비슷했으나,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은 4.99%로 카카오뱅크(19.02%)·카카오(12.20%)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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