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호영(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당권 주자’ 유승민 "李 방탄용 특검, 명분 없어"
정진석 비대위원장 "특검 처리, 범죄 은폐수단"
주호영 원내대표 "특검 요건이 안 된다고 본다"







‘대선 자금’ 의혹에 대한 측근 수사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들고나온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특검’에 대해 여권은 23일 반대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장동의 검은돈을 받았다면 이재명 대표는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국회와 야당을 방탄용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부패를 덮는다면 그런 건 국회가 특검을 해야 한다"면서도 "‘이재명 개인 방탄용’ 특검은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정치인은 깨끗해야 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며 "정치인의 부패와 타락을 감시하고 처벌해야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 대선 과정에 스며든 이재명의 돈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쓰였는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이재명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그만 하시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에는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대장동 특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의 입법권을 자신의 범죄 은폐수단으로 삼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줄줄이 비판이 쏟아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아무리 다급해도 특검을 요구해서 정상적 수사 진행을 막으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정쟁을 유발하는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검 추천 방식을 놓고 협상의 여지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특검 요건이 안 된다고 본다. 특검 요구는 속이 뻔히 보이는 시간 끌기, 물타기, 증거인멸용이라고 본다"며 "협상 자체를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특검 제안에 대해 "수사를 막고 죄를 덮으려는 검은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신의 악수(惡手)"라며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특검은 국민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불법 자금의 명분이 ‘대선 경선 자금’이었을 가능성도 나오는 만큼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를 구분해 파고드는 국민의힘 측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과 민주당을 기만한 이 대표의 불법 리스크에 대해 선택도 결단도 실행도 민주당이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 국회 시정연설 전까지 분명히 답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긴급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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