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연아 고생했어. 왜 울어 안 울기로 했잖아"
최나연은 23일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15년 투어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나연은 2008년 데뷔 후 15년간 활약하며 9승을 거뒀고, 벌어들인 상금만 총 1000만 달러(약 144억 원)을 훌쩍 넘겼다. 데뷔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며 7차례나 LPGA투어에 출전했고, 2008년 정식 데뷔 이후엔 총 302개 대회에 출전했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은 2022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발표한 최나연의 마지막 LPGA투어 대회다. 최나연은 초청선수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고, 많은 팬과 친구의 응원을 받으며 LPGA투어 경력을 마무리했다. 특히 평소 친하게 지내는 박인비와 이정은5, 유소연, 먼저 은퇴한 김하늘 등 V157 멤버가 최나연이 4라운드를 마무리하는 9번 홀 그린 옆에 ‘나연아 고생했어 앞으로 하고 싶은 거 다 해. V157이 응원할게’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친구를 응원했다. 함께 4라운드를 경기한 양희영은 물론, 멀리 18번 홀에서 경기를 마친 재미교포 대니엘 강도 9번 홀 그린으로 달려와 경기를 마친 최나연과 만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최나연은 눈물을 흘리며 9번 홀 그린을 둘러싼 많은 팬에게 고개를 숙였고, 친구들과 만나서도 반갑게 인사했다. 친구들의 깜짝 선물은 경기 종료 후 미디어센터에서도 이어졌다. 최나연이 LPGA투어에서의 마지막 인터뷰를 위해 등장하자 미리 준비한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 등장했다. 최나연의 마지막 LPGA투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이보미와 신지애, 김송희 등도 영상을 통해 최나연에게 인사를 전했다. 자신의 LPGA투어 첫 우승이었던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 영상이 등장하자 참았던 눈물이 다시 터졌다.

최나연은 "뭐만 하려고 하면 울음이 나서 게임에만 집중했다. 마지막 홀에 티샷을 하고 나서 (양)희영이가 먼저 ‘수고했다’며 서럽게 울어서 그 때 울음이 터졌다. 마지막 퍼트도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 공이 잘 안보였다"고 마지막 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골프선수라는 직업을 통해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 감사하다. 그동안 잘 버텼고, 잘 싸웠고, 마무리까지 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박인비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최나연에게 질문도 했다. 은퇴를 번복하겠냐는 친구의 물음에 최나연은 "은퇴 결정은 잘 한 것 같다"고 답한 뒤 "이제는 더 이상 새벽 4, 5시에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좋다. LPGA투어에서 매 순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열심히 살았으니 후회가 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나연은 다음 달 11일 강원도 춘천의 라비에벨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KLPGA투어 SK쉴더스·SK텔레콤오픈에 출전해 골프선수로서 마침표를 찍는다.
원주=오해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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