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아 작가의 ‘책거리 : 몬드리안 theme’. 리노컷 콜라주와 아크릴 회화로 동·서양의 그림 양식을 결합했다.  다온 제공
민경아 작가의 ‘책거리 : 몬드리안 theme’. 리노컷 콜라주와 아크릴 회화로 동·서양의 그림 양식을 결합했다. 다온 제공


■ ‘피노키오 작가’ 민경아, 내일부터 개인전

리노컷 + 페인팅 ‘장르 확장’
20년 활동 아우른 20점 선봬

‘양파머리 캐릭터’다시 부르고
몬드리안·달리 이미지 결합도
‘입체 책거리’시리즈 새로 등장


“민경아는 화단에서 유일무이하게 ‘거짓말’ 작업을 공개적으로 하는 교양 있는 박사 출신의 여성 작가다. 오랫동안 역사적인 동화 스토리를 캐릭터로 열성 팬을 거느리며 판화로 대중을 유혹해왔다. 문제는 그녀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나 그 ‘거짓말 그림’의 매력에 빠져 못 나온다는 사실이다.”

김종근 미술평론가가 이렇게 말한 민경아(57·사진)는 자타공인 ‘피노키오 작가’다. 그가 지난 20년간의 작업을 아우르며 회화와 판화, 조각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인다. 25일부터 서울 삼성동 갤러리 다온에서 펼쳐지는 개인전 ‘색에 빠진 피노키오’에서다. 신작 20여 점을 출품하는 이번 전시에 대해 민 작가는 “판화 장르를 해체하고 확장한 작업들”이라고 했다. 자신의 장점인 리노컷 판화 콜라주와 함께 회화, 입체 작업을 다양하게 펼쳤다는 것이다.

민경아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캐릭터를 다시 보는 작업을 10년간 해왔다. 개인전을 열 때마다 형식을 변주하며 진실과 거짓의 본질을 새롭게 성찰하도록 이끌었다. 명화 속 인물, 가상 생명체, 하회탈, 여인의 뒷모습, 호랑이 등이 피노키오 코와 함께 잇달아 등장했다. 형식과 내용에서 독특한 쾌감을 주는 그의 작품은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등에 소장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2018년엔 온페이퍼 국제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내년 2월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초대전을 연다.

민경아의 작품이 특별히 주목받은 것은 힘든 공정을 거친 리노컷 판화 작업이기 때문이다. 두꺼운 리놀륨판을 조각도와 끌로 깎아내는 부조 판화 기법으로, 흑백의 대비와 조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리노컷 판화와 아크릴 페인팅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러니까 판화처럼 에디션이 없는 작업이다. 리노컷의 흑백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색감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초기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양파머리 캐릭터를 다시 화면에 불러들였다.

“젊은 시절 힘든 세상살이에 위로받고 싶을 때 만든 것이 양파머리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이 부끄러워 한동안 피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작품 세계의 일부로 받아들일 만한 시간이 흘렀다고 봅니다.”

형식에서 여러 장르가 결합하는 이번 전시 작품들은 내용적으로 ‘공존’을 지향한다. 이성과 감성,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공존. 이번 전시에서 새로 등장한 ‘입체 책거리’ 시리즈에서 그 지향점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책을 비롯한 여러 물품을 그린 조선시대 양식인 책거리에서 현대적 감각을 봤다. 서양 화가 몬드리안의 견고한 사각형, 달리의 초현실화 등을 연결해 지금껏 없었던 이미지의 세계를 창조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그가 그동안 다뤘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서 충돌과 갈등, 그리고 조화의 미학을 만들어낸다.

“매체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짝지어 색다른 재미와 해석이 싹트는 작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저에게 예술은 다르게 보기를 통해 미지의 세계로 가는 탐험입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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