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승수(27)·김희수(여·28) 부부

2015년, ‘익명 카톡’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익명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인데, 저(희수)는 문득 중학교 시절 후배가 떠올랐어요. 당시에 친하진 않았지만, 재밌고 착한 아이라고 유명해서 친해지고 싶던 후배였거든요. 그래서 용기를 내 익명으로 연락했죠. 그 후배가 지금의 남편입니다. 당시 제 익명 카톡에 남편이 누구냐고 물었고, 저는 솔직하게 저라고 밝혔어요. 놀랍게도 남편 역시 저를 기억하고 있었고, 심지어 중학교 때 저를 짝사랑했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오랜만에 인연이 닿자 다시 감정이 살아났고요. 남편은 그때부터 제게 매력 어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핑계를 대며 저를 보러오고, 아낌없이 관심을 표현했어요. 남편의 정성에 저 역시 마음을 열었고, 2016년 9월 13일, 연인이 됐습니다.

남편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제 자존감을 다시 찾아줬다는 거예요. 과거에 저는 상처를 받으면 혼자 끙끙 앓으며 시간을 흘려보냈어요. 짝눈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고요. 남편은 ‘칭찬’으로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항상 제 장점을 찾아내 칭찬해주고, 매일 사랑을 표현해줬어요. 남편 덕분에 저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저는 장난으로 남편에게 “만난 지 1000일이 되면 프러포즈 해줘”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정말 프러포즈를 준비했더라고요. 전남 여수로 함께 떠난 여행에서 저는 반짝이는 웨딩 슈즈를 선물 받았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약속했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죠.

사실 결혼 준비로 바쁠 때, 직업 군인인 남편은 9개월 넘게 중동지역으로 파병을 가야 했어요. 혼자 결혼 준비를 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커진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이달 15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파병 때문에 오래 떨어져 있었으니 결혼 후에는 꼭 붙어 지낼 생각이에요. 언제나 그랬듯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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