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자치구 충전소 1곳도 없어
승용차 위주서 상용차로 바꿔야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해 2~3년 전부터 관용차 용도로 수소차를 구매해오고 있으나 수소 충전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지자체의 수소차 도입은 실제 활용도가 극히 떨어지는 전시행정의 전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총 40대의 수소차를 보유하고 있으나 수소충전소 부족으로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소차를 운용하는 14개 자치구 중 강남·용산구 등 10개 구는 관내에 충전소가 없어 다른 자치구 충전소에서 연료를 충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8대의 수소차를 운용하고 있다. 14개 자치구에선 32대를 운영 중이다. 시와 자치구의 운용 수소차 대수는 총 40대인 셈이다. 자치구 중 강동구가 11대로 가장 많은 수소차를 운용하고 있다. 강동구에는 일 7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1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수소차를 운용하는 14개 구 중 강남·강북·광진·도봉·서대문·성동·송파·용산·은평·종로구 등 10개 구에는 관내에 충전소가 없다. 수소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구에 가거나 심지어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시는 ‘더 맑은 서울 2030’ 비전을 통해 모든 내연기관 차량의 수소차·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명시하는 등 자치구에 친환경차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자치구에서는 수소차 확대를 꺼리고 있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2년 전 정부와 시에서 지원금도 주면서 수소차 도입을 확대하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2년 정도 사용하다가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말에도 시에서 수소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구매 요청이 있었는데 수소차 구매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수소차 충전을 위해서는 왕복 1시간 이상 되는 거리를 오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관련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충전소에 따라붙는 님비(혐오시설 기피)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시는 2~3년 전 주민 동의를 얻어 수소충전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현재 시내 수소충전소 확충은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차 확대 목표를 승용차 위주에서 상용차 위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우선은 수소버스 보급을 늘리면서 차고지 중심으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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