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 총리 유력 수낙 ‘과제산적’
BBC “감세 정책 되돌리기 우선 작업”
가디언 “31일 발표 예산안 구상 담길듯”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 이어
우크라전쟁 장기화 등 외교현안도
파티게이트 논란 존슨 “불출마”
영국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 앞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리즈 트러스 총리의 성급한 감세 정책으로 엉망이 된 경제 상황을 수습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불안한 정치 환경도 다잡아야 한다.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과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 현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수낙 전 장관은 23일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보수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 전 트위터에 올린 출사표에서 “영국은 훌륭한 나라지만,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했다”며 “그것이 내가 출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영국 BBC 등은 수낙 전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트러스 총리가 추진했던 감세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수낙 전 장관은 지난 7월 트러스 총리와 맞붙은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하고, 국민보험(NI) 분담금 비율을 1.25%포인트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은 “오는 31일 발표되는 예산안에 수낙 전 장관의 구상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를 해소할 방안도 내놔야 한다. 영국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0.1%에 달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영국 경제 성장률이 0.3%로 지난 4월 전망치(1.2%)보다 크게 낮아지리라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 회복을 위해서 일단 재정을 탄탄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수낙 전 장관의 주장이 따뜻한 환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6년 만에 네 번째 총리 낙마를 경험한 보수당 재건에 힘쓸 전망이다.
한편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출마를 위해 필요한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면서도 “이것(출마)은 단순히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102명의 의원의 지지를 받아 후보 등록 기준(100명)을 채웠다고 주장했지만, BBC는 “57명만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총리 재임 시절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술판을 벌인 ‘파티 게이트’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여론에 측근들까지 등을 돌리자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는 여전히 출마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현재까지 27명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오는 24일 오후 2시까지 후보 등록 요건을 갖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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