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3사 노조 쟁의 찬반 투표
임피제 폐지·기본급 인상 요구
사측 “임금체계 다른 기업끼리
공동교섭 요구하는 것부터 무리”
업계 전반에 타격 입힐까 우려






국내 조선업계가 또다시 불거진 ‘노동조합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며 전 산업계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사 측을 압박하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조선산업 전체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NG 운반선 건조 기술력을 앞세운 수주 실적과 숙원이었던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가 진행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 3사 노조는 이날부터 26일까지 3일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앞서 3사 노조는 사 측과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해 파업권 확보에 나섰다.

3사 노조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사 측은 임금체계가 각기 다른 3사가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무리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3사 노조는 높은 수준의 공동요구안을 꺼내 든 상태라 사 측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조 공동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임금피크제 폐지, 부모 육아휴직 시 6개월간 평균임금 20% 지원, 개인연금 통상임금 3% 지원뿐 아니라 치과보철료 연간 100만 원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조의 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연간 25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례로 볼 때 파업 찬반투표 자체는 무난하게 가결되겠지만 노조가 파업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활발한 수주활동을 통해 2∼3년 치 일감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노조가 일손을 놓으면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도 파업의 후폭풍을 고려하면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간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경영 간섭도 고개를 들며 잡음을 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7일부터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사업장을 실사하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노조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보장에 관한 사항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에 관한 사항 △회사 발전에 관한 사항 △지역 발전에 관한 사항 등의 ‘4대 요구안’을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입장에서 보면 아직 본계약도 체결하기 전인데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명분도 이유도 없다”며 “노조가 매각 절차 초반부터 과도하게 목소리를 내면 자칫 경영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이근홍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