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시정연설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시정연설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앞서 민주당 “국회무시, 야당탄압 사과 없다면
대통령의 시정연설 결코 용인할 수 없어” 요구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우리 헌정사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국회출석 발언권과 국회법에서 예산안이 제출되면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도록 돼 있는 국회법의 규정”을 언급하며 “거기에 무슨 추가 조건붙인다는 것을 제가 기억하기론 우리 헌정사에서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정연설에 야당은 두 가지 정도 조건을 내걸고 참석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는 야당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윤 대통령의 시정 연설 조건으로 대국민·대국회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전날 오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무시, 야당 탄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대국회 사과를 촉구한다”며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다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지만, 박 원내대표는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 탄압이 끊이지 않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시정연설에 나서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이XX’라는 비속어가 논란이 됐을 때 대통령실은 미 의회가 아닌 야당에 대한 욕설이라 해명했고, 종북 주사파 발언을 해 놓고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국민을 기만했다”며 “그래 놓고 국회에 와서 의회민주주의, 협치, 자유 등 입에 발린 이야기를 시정연설이라며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진정성 담긴 대통령의 사과가 전제돼야 협치 물꼬가 트이고 위기를 극복할 정치 복원의 시발점도 마련될 수 있다”며 “더는 고집부리지 말고 야당 제안에 화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박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오는 25일 국회 시정연설 전까지 분명히 답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조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 시정연설을 답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야당과의 협치, 특검에 대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사무총장은 검찰의 대선 정치자금법 수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등을 두고 “윤석열 정권이 경제는 내던지고, 민생은 포기하고, 협치는 걷어차고 오로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죽이기, 민주당 압살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정치검찰의 칼날, 언론 탄압, 종북몰이 공안 통치는 정치 계엄과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우리 채권시장과 기업어음(CP) 시장에 일부 자금 경색이 일어나서 어제 정부에서 대규모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며 “신속한 대규모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오늘부터 신속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지금 고금리로 인해 아주 약탈적인 불법 사금융들이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정부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강력히 단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분들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더라도 건강한 경제주체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은 계속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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