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노래’ 이어 이번엔 ‘새삥’ 챌린지 흥행몰이
가수 신곡발표때 ‘숏폼영상’ 필수
틱톡·인스타통해 국내외 팬 공략
가성비 좋은 홍보 수단으로 자리
‘챌린지안무 · 가사’ 의도적 삽입도
곡 분위기 안맞는 포인트용 눈살
“대중음악 질적 하락” 우려 시선도
“나는 새삥/모든 게 다 새삥/보세 옷을 걸쳐도/브랜드 묻는 DM이 와”
가사와 함께 손목에 찬 시계를 가리키는 듯 손목을 탁탁 잡는 특유의 안무가 떠오른다면 당신은 신세대다. 오토바이를 타는 것을 묘사한 ‘새삥’ 도입부까지 기억난다면 더더욱 그렇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걸그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지코의 노래 ‘새삥’의 흥행 요인 중 하나는 ‘챌린지’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의 경연곡으로, 댄서 ‘바타’의 안무가 더해진 ‘새삥’ 안무를 따라 하는 ‘새삥 챌린지’는 이 곡의 인기를 오래 견인하고 있다.
◇‘지코’, ‘아무노래’ 이어 ‘새삥’ 챌린지로 흥행몰이
이제 가수들이 새로운 노래를 들고나오며 챌린지를 내세우는 것은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숏폼’ 영상으로 제작되는 챌린지는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홍보 수단이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안무를 따라 해 올리기도 하고 가수들이 서로서로 챌린지에 참여해 ‘상부상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강형욱 동물훈련사, 권일용 프로파일러, 범죄심리학자인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 황민구 법영상 분석가 등 가요계 밖에 있는 의외의 인물들도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지금처럼 챌린지가 가수들에게 ‘필수’가 된 데는 지코의 영향이 크다.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아무노래’(2020년) 때부터다. 당시 지코는 ‘아무노래’ 도입부 “왜들 그리 다운돼있어? 뭐가 문제야 세이 섬싱(Say something)”으로 시작하는 짧은 안무 영상을 올리며 ‘아무 노래 챌린지’로 이름 붙였고 화사, 청하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영상을 찍어 올렸다. 챌린지의 가장 큰 특징은 ‘따라 하기 쉽다’는 것. 볼을 콕콕 찌르고 옛날 ‘마카레나’ 댄스를 응용한 쉬운 동작들로 이루어진 ‘아무노래’ 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얻으며 유튜브 쇼츠와 틱톡, SNS 릴스 등에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이 넘쳐났다. 최근 지코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지코 씨 때문에 힘들다. ‘아무노래’ 챌린지 이후 챌린지 문화가 ‘국룰’(‘전국민적 규칙’을 뜻하는 신조어)이 됐다”는 동료 가수 선미의 말에 “죄송하다. (기획사) A&R팀, 아티스트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농담 반 사과를 하기도 했다.
◇챌린지가 안무·가사도 바꿔
챌린지는 많은 사람에게 빠르고 쉽게 노래를 알릴 수 있다. 고화질 영상을 따로 제작할 것도 없이 연습실에서 짧은 시간의 안무 영상만 찍어 올리면 된다. 별도의 자료도, 영상도 필요 없다. ‘가성비’ 좋은 홍보 수단인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노래나 가수를 알릴 수 있다는 것도 챌린지의 장점이다. 각각 10억 명, 20억 명의 사용자를 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해외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챌린지 문화가 퍼진 지금, 이제는 처음부터 챌린지에 맞춰 노래를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의도적으로 ‘챌린지용 안무’ ‘챌린지용 가사’를 삽입하는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예전부터 노래를 만들 때 ‘킬링파트’ 부분에 공을 들였지만 요즘엔 안무와 가사가 챌린지로 유행할 수 있을지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챌린지를 우선 고려하다 보니 곡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포인트 안무가 삽입돼 “챌린지를 노렸다”는 지적을 받는 경우도 있다. ‘더쿠’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챌린지 덕분에 몰랐던 노래들을 알게 돼서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챌린지용’ ‘틱톡용’ 안무를 만드는 것 같다” “챌린지 안무로만 짜여 실제 무대를 보는 쾌감이 덜하다”는 반응들도 있다. 또 챌린지에 맞는 음악이 지나치게 양산될 경우 대중가요 전체의 질적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챌린지’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는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경쟁이 치열한 음원시장에서 챌린지까지 더해져 흡인력 있는 가사와 멜로디, 안무를 만들려는 경향은 더욱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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