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부터 무이자로 대출받아
최고 3% 이자 덧붙여 재융자
기관 대표·임원 유관 기업에
38억여원 대출…기금 사유화

시, 중기육성기금에 잔액 이체
사회적 기업 자금 지원은 유지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조성한 사회투자기금이 소수 시민단체의 ‘이자놀음’으로 변질되자 서울시가 사투기금을 없애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한 대출은 이르면 내년부터 중소기업육성기금을 통해 실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문화일보 취재결과 서울시는 시가 선정한 수행기관(사회적 금융기관)에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수행기관이 자체 자금을 더해 사회적경제기업에 최고 3%의 이자율로 다시 대출해주는 사투기금 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하면 현재 사투기금은 시민단체가 시민단체에 대출을 해주는 구조다. 사투기금 근거 조례를 폐지해 명칭은 물론 시민단체가 혈세를 악용해 자본조달 생태계를 만드는 시스템을 없애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시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출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인내자금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중소기업육성기금에 계정을 추가, 해당 계정에 사투기금 잔액을 옮겨 대출 기능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기업육성기금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운용하고 있다.

사투기금은 현재 서울시 예치금 367억 원, 채권잔액 513억 원으로 총 880억 원 규모다. 시는 당초 사투기금 운용을 재단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인력·프로그램 확충 등 행정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중소기업육성기금에 계정을 추가하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시가 대대적 제도 개혁에 나선 건 사투기금이 33개에 불과한 사회적 금융기관의 ‘돈줄’ 역할을 한다는 시 안팎의 비판이 감사에서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수행기관의 대표와 임원이 본인이 대표 또는 임원으로 있는 기업에 총 18건, 38억5400만 원을 대출해주며 사투기금을 사유화했다. 중복 대출로 기금 혜택이 소수에 편중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수행기관은 총 467개 기업에 1496억 원을 대출해줬는데 중복 대출을 받은 기업은 191개로 전체의 40.9%에 달한다. 중복 대출 상위 20개 기업의 총 대출액은 전체의 27%에 달하는 402억 원이었다. 120억 원으로 계획된 올해 사투기금 대출은 수행기관 모집 불발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시는 올해 사투기금 전입금을 0원으로 책정, 기금 자체를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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