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직원들이 서울 서초구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 검찰 수사로 드러난 ‘사건 다음날’

“서훈, 법적문제 비화 우려했던 듯
회의직후 국방부 등 지침 전달”


검찰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월북 몰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피격 사건을 논의하는 청와대 관계장관회의 회의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기록 담당 비서관의 참석을 막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 전 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조만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최근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안보실 A 비서관을 소환해 서 전 실장이 피격 직후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불참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비서관은 국가안보 관련 안보실 주재 회의에서 참석자 발언, 회의 결과 등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불참해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향후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회의록을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사살된 뒤 정부 차원의 첫 회의인 만큼 정부의 대응 방침이 논의됐다고 한다. 회의 직후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구속)이 국방부 밈스(MIMS·군사정보체계) 관련 군사기밀 60건 삭제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전 장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실장의 지침에 따른 것이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해당 회의 직후 국정원에서도 첩보보고서 46건이 삭제된 데 대해 삭제 시점을 2020년 9월 23일 오전 열린 국정원 정무직 회의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에 이 씨 피격 사실을 은폐·왜곡하는 국가안보실 지침이 전달됐고, 박 전 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정무직 회의에 삭제 지시가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원장은 삭제를 지시한 바 없다고 부인하는 상태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을 상대로 먼저 조사를 진행한 이후, 서 전 실장도 곧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