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과 가족 등의 범죄 혐의가 갈수록 구체화하는 와중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외투쟁’ 방향으로 한 발짝 움직였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면서 국회 본관 출입구 안쪽의 계단에서 소속 의원들이 ‘옥내’ 피켓시위를 벌였지만, 26일에는 본관 출입구 바깥 계단에서 ‘옥외’ 시위를 벌였다. 의원·원외위원장·보좌진 등 1200여 명이 참석했고, 명칭도 ‘민생 파탄·검찰 독재 규탄대회’였다.

이 대표 연설을 보면 의도가 더 뚜렷해진다. 이 대표는 “가녀린 촛불을 들고 그 강력해 보이던 정권까지 끌어내린 위대한 국민이 아니냐”면서 “국민을 믿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자”고 했다. 지난 24일 민주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때 ‘촛불’을 언급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 도심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윤 대통령 퇴진 구호까지 나온다. 최근엔 김용민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26일 연설은 이런 촛불 시위를 선동하는 것으로 읽힌다. 나아가 자신과 주변에 대한 수사가 더 조여오면 직접 장외투쟁에 나서겠다는 의미도 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수사 중인 각종 사건은 민주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로서, 모두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의 비위 혐의다. 대부분 당 대표는 물론 대선 후보도 되기 전의 일이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자금 수수, 성남FC 사건, 변호사비 대납, 백현동 사건 등 모두 개인 비리 의혹이다. 이미 기소된 선거법 위반도 마찬가지다. 아내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아들의 상습도박 수사도 정치 보복이라 할 건가. 이런데도 ‘야당 탄압’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당 대표 권한을 이용해 정당한 수사를 막으려는 법치 거부와 마찬가지다. 이 대표 차원에서 대응하고, 민주당은 결부시키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민주당을 위하는 길이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