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에 설치된 ‘100년 강물’의 한 부분.
안국역에 설치된 ‘100년 강물’의 한 부분.


정부수립일 누락 등 비판 잇따라
서울시 ‘독립운동사’ 대체 설치
을사늑약 등 연표 내용 담길 듯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설치돼 이념 논쟁을 낳았던 ‘100년 강물’이 사라진다. 100년 강물은 안국역이 3·1 독립 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테마 역사로 조성되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18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역내 이동통로 벽면에 설치한 기록전시물이다. 1919년부터 2019년까지 역사적 주요 사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1948년 정부수립일 누락, 월북 독립운동가 김원봉 연설 동영상 노출 등으로 좌 편향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이 줄곧 제기돼왔다.

2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안국역사 내 이동통로 벽면에 설치된 100년 강물 전시물을 전면 철거하고 ‘서울 독립운동사’ 전시물을 11월 중 설치한다. 국권 피탈과 서울의 독립운동 역사가 주된 주제로, 일제 치하의 1904년부터 광복을 맞은 1945년까지 역사를 연표와 동영상 형식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전시 내용은 막판 조율 중에 있다. 다만, 연표는 국권 피탈기를 시작점으로 삼아 대한제국 국외 중립선언 무효화, 을사늑약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3·1 운동기엔 3·1 운동 첫 봉화, 105인 사건 등이, 항일 민족기에는 신간회 설립과 민족문화 보존운동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

연표는 종전 전시물이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제기됐던 만큼 기존(14cm)보다 훨씬 커진 세로 1m, 가로 20m 길이로 제작될 방침이다. 전체적으로 동 형태의 단단한 재질의 패널이 설치되는데 갈색은 서울 독립운동사가, 검은색은 한국 및 글로벌 역사 내용이 각각 반영된다. 예산은 3500만 원 정도로 교통공사가 부담한다.

시가 이처럼 100년 강물 재단장에 나선 것은 해당 전시물이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설치된 해당 전시물은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일 누락, 월북 독립운동가 김원봉 연설 동영상 노출로 논쟁을 낳았다. 아울러2017년을 소개하는 대목엔 촛불집회 영상이 표출되며 ‘헌법 제1조’ 노래가 삽입됐는데, 보수진영 일각에서 해당 노래의 작곡가 인 윤민석 씨가 김일성 헌정곡 등을 작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시는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인 지난해 10월부터 100년 강물에서 김원봉 영상과 촛불집회 영상을 전원 차단 형태로 미표출했고 이번에 전면 교체까지 추진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올해 4~5월 테마역사 전반에 대한 실태를 점검했다”며 “3·1 독립운동 테마역사라는 조성목적에 맞지 않는 전시물이 포함된 100년 강물을 철거하는 대신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 독립운동 테마에도 부합하는 내용으로 전시물을 변경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3호선 안국역은 독립운동가인 한용운, 여운형, 손병희 선생의 생가가 주위에 있는 등 3·1 독립운동과의 연관성이 깊어 이를 주제로 한 테마역사로 조성됐다. 테마역사 조성사업은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2018년 9월 1단계로 100년 하늘문, 100년 강물, 100년 기둥이 조성됐고 2019년 2월 2단계로 100년 계단이 만들어졌다. 테마역사 조성 사업에는 전체 29억 원 가량이 소요된 바 있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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