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가 27일 이재용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예견됐던 일이긴 하지만, 이 회장 취임은 한국경제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삼성은 한국에서 단순한 대기업이 아니다. 한국 기업, 한국 경제도 글로벌 일류 위치에 설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이다. 이를 잘 알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했고, 로이터 등 외신도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상징적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회장 역시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그 돌파구로 ‘세상에 없는 기술에 대한 투자’ ‘세상을 바꾸는 인재 유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와 삼성그룹이 처한 현실은 역설적이다. 이 회장의 취임 첫 공식 일정은 법정 출석이었다. 매주 1∼2차례 열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공판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사법 리스크는 삼성이 어떤 경영 환경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예다. 지난 정부는 심지어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의 제·개정을 통해 어떻게 든 삼성을 옥죄고 나아가 그룹을 해체하려고 애썼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지금 한국 기업이 처한 경제 환경은 엄혹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첨단 산업 미래가 어려워지면 국가 경제의 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이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뻗어 나가기를 원한다면 정부도 기업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오죽하면 ‘교도소 담장 위’가 한국 기업인의 숙명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삼성은 물론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