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곳곳에서 시민들이 사람 살리려 심폐소생술
“어린 아이 안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사고 위기 사람들 팔다리 붙잡고 ‘살려달라’ 절규”


‘이태원 핼러윈 참사’ 골목의 일부 클럽이 압사 위기에 처한 인파를 내부로 입장시켜 더 큰 피해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술집 관계자들은 가게 안으로 심정지 온 사람들을 눕혀 심폐소생술(CPR)을 했다고 한다.

30일 서울 이태원동 힙합클럽 경호원 A 씨는 취재진에게 “오후 10시쯤 저희라도 안 열면 더 큰 사고가 생기니까 가게 문 열고 사람들을 들어오게 했다”며 “어린 아기를 안고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사람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직원들이 다 나와서 (골목 인파를 클럽 안쪽으로) 당겼는데, 그럼에도 다 입장할 수가 없었다”며 “팔다리 붙잡고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게 마음이 아프더라”며 울먹였다.

특히 해당 클럽 관계자는 아비규환 속에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를 도와주기도 했다. A 씨는 “저희 가게에 7~8살로 보이는 어린 아이랑 부모도 왔는데, 애가 부모님을 잃어버렸었다”며 “애를 혼자 방치할 수 없어 가게 입구에 앉혀놓고 있다가 부모님이 찾아 데려가셨다”고 말했다.

해당 클럽과 근처 술집 관계자들에 대해 “칭찬해 드려야 한다” 는 내용의 목격담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커뮤니티의 한 글에 따르면, 이날 해당 클럽을 방문했던 B 씨는 “클럽 대표가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사람들을 그냥 클럽으로 들여보내줬다”며 “원래 입장하려면 팔찌 띠가 있어야 하고 입장료가 1만 원”이라고 전했다.

B 씨는 “근처 술집 사장도 상황 위험해지니까 입장료 안 받고 빨리 들어가라 해서 산 사람들도 꽤 있다”며 “점점 심정지 온 사람들 많아지니까 술집 사장님도 다 오픈해서 사람들 뉘이더라, 의식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비켜줘야 CPR 할 수 있다고”라 밝혔다. 그는 “거리 말고 거기(술집) 안에서 CPR 한 사람들만 10명이 넘었으니까”라며 “지금도 손이 떨린다”라고 했다.

이예린·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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