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대형 압사 사고 사례는
이달 초 인도네시아 축구장서 132명 사망
90년 사우디 메카 등 종교 행사 기간 사망 사고 잇달아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형 참사가 벌어지며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유사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은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장에서 100명이 넘는 관중이 압사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 비슷한 유형의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스포츠 및 종교 행사 등을 계기로 벌어진 역대 최악의 압사 사고들을 재조명했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홈팀이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 들었고 이를 막으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쏘자 한꺼번에 사람들이 출구로 몰리며 뒤엉키는 과정에서 132명이 숨졌다. 아직 수십 명이 중태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역대 사례를 보면 인파가 몰리는 종교 행사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 7월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에서 성지 순례 ‘하지’에 이어지는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기간 1426명이 사망한 사고도 이같은 경우다. 다시 메카로 향하는 보행용 터널에 사람들이 몰려들며 참사가 벌어졌다. 2015년 9월 하지 순례 때도 비슷한 사고가 재연됐다. 당시 사우디 당국은 71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AP통신 등 외신은 이 사건으로 최소 241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메카 인근 미나의 자마라트 다리에서는 압사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1994년 5월 순례객 270명이 사망한 데 이어 2004년 2월과 2006년 1월에도 각각 251명과 362명이 자마라트 다리 혹은 인근에서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에서는 2005년 1월 마하슈트라주(州)의 외딴 사원에 힌두교 순례자들이 몰리며 최소 26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3년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도 힌두교 사원에서 신도 115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의 유대교 축제 기간에 44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있었고, 올해 1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한 교회에서 밤새 진행된 기독교 행사 중 29명이 압사하는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종교 행사 중 압사 사고가 많았다.
스포츠 혹은 문화 행사 때 몰려드는 사람들이 통제를 벗어나며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일도 다반사다. 축구팬들에겐 힐스버러 사건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1989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 경기가 열린 영국 셰필드 힐스버러 경기장에 관중이 몰리면서 96명이 숨지고 200명 넘게 다쳤다.
2003년 2월 미국 일리노이주 나이트클럽에서는 계단 출구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21명이 깔려 죽었다. 2013년 브라질 남부 대학도시인 산타 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발생, 대피하던 손님들이 몰리며 230명 넘게 압사하거나 질식사했던 사례도 있다.
2010년 11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일간 진행되는 물 축제 ‘본 옴 뚝(Bon Om Touk)’의 마지막 날 보트 경기를 보려고 모인 수 천 명의 사람들이 경기 직후 섬과 육지를 잇는 좁은 다리 위에 한꺼번에 몰려 최소 35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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