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BC 수석무용수 강민우
발레 드라마 ‘오네긴’ 첫 주연
“책 · 영화 보며 감정 연구했죠”
소녀 타티아나, 첫눈에 오네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타티아나의 풋풋한 사랑 고백을 오만하게 거절하는 나쁜 남자 오네긴, 뒤늦게 타티아나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절규한다.
타티아나와 오네긴의 엇갈린 사랑이야기가 차이콥스키의 선율 속 유려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펼쳐지는 발레 드라마 ‘오네긴’이 29일부터 오는 11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2009년 초연 이후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오네긴’의 6번째 공연이자, ‘발레돌’(발레+아이돌)로 불린 UBC의 수석무용수 강민우(사진)가 처음으로 주인공 ‘오네긴’ 역을 맡은 데뷔 공연이기도 하다.
강민우는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UBC에 입단한 이후 오네긴의 여러 다른 역할로 참여하며 이 역을 꿈꿔왔다. 꼭 하고 싶었던 역”이라며 “오네긴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려 오네긴을 다룬 책, 영화 등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네긴을 많이 하신 선배들은 자기만의 색이 있겠지만 솔직히 전 아직 그럴 여유는 없다. 대신 오네긴의 ‘정석’을 보여드릴 자신은 있다”고 강조했다.
오네긴은 전 세계 공연 때마다 존 크랑크 재단 관계자가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쳐 직접 주역을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재단 관계자가 지난 8월 내한해 연습 과정을 살펴본 후, 영상 오디션을 거쳐 주역들을 낙점했다.
강민우는 “3주를 꼬박 연습한 뒤 오디션 영상을 보냈다. 이후 답이 오기까지 2주가 걸렸다. 정말 떨렸던 2주일”이라며 “캐스팅이 확정된 후엔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다 보니 부담감이 컸다. 최근 손가락을 다쳤는데 꼭 무대에 서고 싶어 열심히 재활 치료를 받아 다행히 무대에 나설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강민우는 관람 포인트 장면으로 뒤늦게 사랑을 갈구하는 오네긴과 번뇌하는 타티아나의 심리적 갈등을 표현한 3막 ‘회한의 파드되(2인무)’를 꼽았다. “모든 감정이 다 폭발하는 구간이다. 1막에서 2막, 3막으로 갈수록 감정이 고조되고 그 부분에서 폭발한다”는 그는 “체력적으로도 가장 힘든 구간이자, 가장 기다려지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출중한 외모와 스타성으로 얻은 별명 ‘발레돌’을 그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이제 30대 중반이고 두 돌 난 아기도 있다. 감사하지만 이제 그 별명은 벗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꾸준히, 오래 무용을 하는 게 제 유일한 바람”이라고 다소 소박하지만 소중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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