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교 근무 당시 부하 병사의 사망 사고로 죄책감을 앓다가 전역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보훈 보상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사망한 육군 장교 A 씨의 유족이 경기북부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보훈 보상 대상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1999년 소위로 임관한 A 씨는 2001년 당시 부하 병사가 쇠기둥을 절단하는 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자 죄책감과 정신이상 증세에 시달렸다. 2010년 환청 등 증세로 조현병 진단을 받은 A 씨는 “죽은 병사가 옆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2005년부터는 말소리가 들렸으며 2009년부터는 매일 소리가 들려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5년 공상으로 전역한 A 씨는 이후 숨졌다.
유족은 A 씨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A 씨의 병이 군 복무로 인해 발병했거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악화했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A 씨는 감내하기 어려운 외적 스트레스로 병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직무수행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A 씨가 임관 전까지 건강이 양호했고 정신질환 증세 및 관련 가족력이 없었다는 점도 판결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