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용도에 맞게 보조금 사용했다면 사후 상환 문제없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아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보조금을 반환하게 된 대북지원단체가 환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울산지법 행정1부(부장 이수영)는 대북지원단체 ‘겨레하나’가 울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보조금 교부 결정 취소 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울산시가 지난해 6월 겨레하나에 내린 민간 보조금 반환 처분 등을 모두 취소하도록 했다. 앞서 겨레하나는 지난 2019년 2월 북한 대동강 어린이 빵 공장에 콩기름을 보내는 데 쓰겠다며 울산시로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 1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에서 겨레하나가 이미 2018년 12월 콩기름을 구입해 북한에 보내고, 뒤늦게 보조금을 신청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겨레하나가 유통회사에 이미 콩기름 대금을 지급했으면서 마치 향후 지급할 예정인 것처럼 보조금 신청서를 작성해 울산시에 제출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 지적을 받은 울산시가 보조금 지급을 취소하고 반환하도록 하자 겨레하나는 안내된 절차에 따라 보조금을 신청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보조금 지급 과정에서 콩기름 대금 지급 시기를 잘못 기재한 것이 보조금을 반환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없는 단체가 마치 자격이 있는 것처럼 속이거나, 하지도 않는 사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꾸민 사례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울산시가 회의를 거쳐 겨레하나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한 후 안내했고, 울산시의회가 겨레하나의 콩기름 지원 사업과 관련해 2019년 행정사무 감사를 벌였을 때 별다른 문제가 지적되지 않은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콩기름 인도 시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불확실성, 유동적인 대북 지원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단 대금을 빌려 지불하고, 이후 울산시 보조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조금을 실제 사업 용도에 맞게 사용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행정안전부 예규 등에 ‘원칙적으로 보조금 교부 결정 통지 전에 시행한 사업에는 보조금을 교부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으나, 이는 행정기관 내부 사무 준칙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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