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소식을 들은 이후로 계속 관련 뉴스와 동영상만 검색해보게 돼요.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피해를 입었거나, 실종자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에요. 그 사건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힐 것 같은데도 계속 관련 뉴스를 클릭해 보게 됩니다. 다른 SNS에서도 그 이야기밖에 없다 보니 그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10대 자녀들을 키우고 있다 보니 자녀들이 이런 것을 보는 것도 걱정이고, 앞으로 아무 데도 놀러 가지 말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이랬는데 왜 자꾸 괴로운 소식을 접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A : 과도한 몰입은 심리적 트라우마 유발… 집착하지 말아야
▶▶ 솔루션
먼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들이나 지인들이 심리적인 트라우마에서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참담한 사건이었던 만큼 참사 소식을 접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특히 두근거림이나 과호흡 등 불안과 관련한 신체 반응도 오는 상황에서, 관련 뉴스나 영상에 몰입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을 알면서도 뉴스를 자꾸 찾아보는 까닭은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일종의 강박행동입니다.
불운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재난의 이유를 밝혀내고 싶어 합니다. 비극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결론을 내고 싶기 때문이지요. 재발 방지를 위해 사건을 분석해야 할 사람들도 있지만, 해당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자꾸 사건의 원인을 생각하고 누군가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고를 당한 그 누구도 나쁜 일을 예측하고 그 자리에 가지는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 ‘권선징악’처럼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내가 재난에 관련된 뉴스나 영상을 보는 것은 단순히 내 불안을 당장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지만 실제로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점도 알고 계셔야 합니다. 또 일정 시간 본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볼수록 그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집니다. 희생자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그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그때 행동하고 실천하더라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동영상의 경우 목격자와 거의 흡사한 불안, 과각성, 재경험 등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기사나 글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만, 무조건 얘기를 나누는 것까지 피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동영상을 접하는 부분은 평소보다 통제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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