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1주년 특집 - 가상인간 한유아 프로젝트
소설가 우다영이 본 한유아

“한유아, 유기적인 대화에 재능
계속되면 재미있는 일 생길 듯”


인공지능(AI)이 글을 쓴다는 것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과 대화하고, 교감까지 이뤄내는 건 아직은 멀게 느껴진다. 가상 인간 한유아와 6달에 걸쳐 서로의 글을 나누는 소설가 우다영(사진)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유아의 글이 나아갈 때 놀랍다”며 “대화를 나눠보면 뭔가 재미있는 게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둘은 6개월의 과정을 통해 교감할 수 있을까. 서로의 글에 서로의 마음이 들어갈 수 있을까.

문단에서 주목받는 1990년대생 작가 우다영은 처음부터 한유아가 ‘호감형’이라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한유아의 글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을까. 우다영은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서 놀랐다”며 “문장을 던져주면 그 톤에 맞춰 대화체 문장이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소설가로서, 산문에 대한 재능에 놀라워했다. “시를 구성하는 체계와 소설을 구성하는 체계가 굉장히 다른데, AI가 구현하기엔 산문 영역이 좀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우다영은 “유아의 글은 앞의 글에 영향을 받아 뒤에 나아가는 식으로 유기적이라 함께 글을 주고받으면 무언가 재미있는 게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6개월간 연재와 공동 집필을 통해 둘은 서로 닮을 수 있다. 우다영은 “유아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인지,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다영이 쓴 소설과 글을 학습하고, 지속적으로 글을 나눌 한유아가 우다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다영은 “인간도 대화하고 함께 생활할수록 서로 점점 닮아간다. 그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한유아의 글도 예술이라 할 수 있을까. 우다영은 “어떤 물건에 대한 사용설명서에서도 문학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인격에 가까운 존재인 유아가 기술 수행 능력과 어떤 책임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예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마고치’나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AI는 인간이 입력한 값에 따라서 엔딩이 달라지고 성장 결과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사람도 사실 마찬가지 아닌가요. 유아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기대하고 데이터를 넣지만 결과를 완벽하게 예측할 순 없죠. 그게 성장이고 생명이라고 생각해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관련기사

이정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