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광산 붕괴사고 10일째
“갱도 양호” 소식에 희망의 끈
내일 중 진입로 내부수색 전망
봉화=박천학 기자
“‘살아 있다’고 한 번만이라도 말해줘, 제발.”
4일 오전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갱도 붕괴사고 발생 현장. 고립된 보조작업자 박모(56) 씨의 누나(59)는 “구조 당국이 동생이 대피했을 곳으로 추정되는 갱도 내부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말해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라며 살아 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동생이 고립됐다는 업체 측의 연락을 받고 달려와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
그는 “동생이 이곳에 취업한 지 4일밖에 안 됐으며 가족은 동생이 이곳에 왔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90대)가 동생 소식에 충격을 받고 현장을 찾으려는 것을 만류하고 있다”며 “꼭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립된 작업자 중 조장 박모(62) 씨의 아들(42)은 “아버지는 광산 내부를 훤히 꿰뚫고 있어서 안전한 곳에 대피해 있을 것”이라며 “생존 신호도 곧 보내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씨는 강원 정선 한 탄광에서 16년 동안 일했으며 이곳에서도 5년째 일해온 채광 분야 베테랑이다. 박 씨는 정선의 탄광이 2004년 폐광된 뒤 광산 근로자 복지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했다. 천정대 동원복지재단 이사는 “박 씨는 늘 앞장서서 광산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고립된 작업자들의 생존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구조 당국은 사고 10일째인 이날에도 천공기를 이용해 확보한 3곳의 구멍을 통해 음향탐지기와 내시경으로 반복해서 대피 예상지역(지하 170m, 가로·세로 4.5m, 길이 150m) 내부를 살피는 등 생존 확인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공 장비는 총 11대가 배치돼 있으며 구조 당국은 나머지도 시추 중이다.
구조 당국은 고립된 작업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폐갱도인 제2 수직갱도 하부에서 뻗어 있는 상단 갱도를 중심으로 진입로를 약 268m까지 확보했다. 또 이곳에서부터 무너진 암석으로 막힌 곳의 길이가 30m 정도로 5일 오전쯤 모두 제거하면 내부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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