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1년미만… 소환대상 아냐
참사일 박 구청장 행적도 논란
홈페이지 “슬픔넘어 분노” 빗발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사전에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지목된 박희영(사진) 용산구청장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높지만 정작 주민의 손으로 구청장직을 박탈하는 주민소환투표 청구는 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참사 직후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핼러윈은) 현상이다”라며 국민의 공분을 산 박 구청장에 대한 ‘자진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용산구청 홈페이지 ‘나도 한마디’ 코너에는 박 구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130여 건 올라와 있다. 용산구에서 1981년부터 산 60대라고 밝힌 최모 씨는 2일 “용산구청장의 인터뷰를 보면 용산구민인 게 화가 난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참사 현장과 가까워 사상자가 많이 이송된 순천향대 서울병원 앞에 산다는 김모 씨 역시 “지금도 간간이 앰뷸런스 소리가 들릴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이제 깊은 슬픔이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1일 올라온 ‘용산구청장 탄핵합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조회 수가 1만여 건에 달한다.

박 구청장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주민소환투표 청구는 할 수 없다. 주민소환법 8조에 따라 구청장 임기가 시작된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는 주민소환투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선거의 정당성을 보장하고 선출직 공직자에게 안정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다. 박 구청장은 지난 7월 1일 임기를 시작했다. 참사 당일 박 구청장 행적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태원에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날 박 구청장은 자신의 고향이자 자매도시인 경남 의령군 축제를 찾았다. 오후 8시 20분쯤 귀가하며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 퀴논길을 걸으며 혼잡한 상황을 인지했을 텐데도 박 구청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0여 분 전인 오후 8시 9분 경찰에는 이미 ‘사람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민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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