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있는 가운데 3일 경찰이 참사 장소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있는 가운데 3일 경찰이 참사 장소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이임재 ‘업무상과실치사상’ 검토

“기동대 보내달라” 요구에도
‘집회때문에 어렵다’ 거부

서울경찰청엔 뒤늦게 보고
차량통제 등 현장조치 부실
지하철 무정차 노력도 안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당시 현장 상황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묻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서장이 초반에 112 신고를 받고 적절한 경비 인력 배치를 하고 신속하게 도로와 교통을 통제했으면 156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방지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다. 이 전 서장은 참사 사전·사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늑장 보고로 경찰의 초동 대응 실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지휘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서울경찰청 등에 적절한 시점에 공조를 요청하지 않은 점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수본은 현장을 지휘한 용산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참사 발생 2시간 30분쯤 전에 “교통기동대라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용산서 교통 담당자가 “집회 대응을 하고 있어 빼기가 어렵다”고 거부한 내용을 확인했다. 이 시각은 29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로, 인파 통제가 충분히 가능했던 시점이다. 만약 이 전 서장의 판단에 따라 교통기동대뿐 아니라 치안 병력 1개 부대라도 사고 골목 진입로에 투입돼 통행 관리만 했다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서장이 마약과 성범죄 단속 등 치안 업무에 투입된 병력을 인파 관리에 동원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파가 몰리면 우선 분산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줘야 하고 두 번째로 새로운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경우 녹사평역에서 해밀톤호텔로 가는 차로 2개의 차량 통행을 차단해 인파가 도로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분산할 공간을 확보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현장에 137명의 경찰이 투입돼 있었고 인파가 위험 수위로 몰리는 상황을 지켜보는 상황에서 이 전 서장이 조치를 취했다면 이 같은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용산서 상황실에서는 사고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로 위기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고, 참사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 전 서장은 기동대 등을 투입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 전 서장은 또 차량 통제 등 적절한 현장 조치도 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받는다. 전철 무통과 등 인력 분산 노력의 조치 역시 결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을 확인하고도 서울청장에게 1시간 후에 늑장 보고를 하는 등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특수본은 112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112 시스템을 매개로 용산서→서울청→경찰청으로 올라가는 보고체계가 서울청 단계에서 ‘먹통’이 됐기때문이다. 당시 상황관리관이던 류 총경은 개인 사무실에 머무르다가 뒤늦게 사태를 파악했고, 30일 0시 2분에서야 경찰청에 보고했다.

송유근·김보름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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