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앞줄 왼쪽 두 번째) 국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상황 및 향후 계획 등 중대본 회의 주요 논의사항에 대한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문규(앞줄 왼쪽 두 번째) 국무조정실장이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습상황 및 향후 계획 등 중대본 회의 주요 논의사항에 대한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청 지휘체계 붕괴

“구급차 진입 어려워 통제를”
22시56분 소방청 요청 접수

경찰청, 재문의 후 상황 파악
23시32분 청장에 메시지


경찰청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사실을 오후 11시 15분에 인지, 윤희근 경찰청장에 11시 32분 문자 보고를 했지만 윤 청장은 이로부터 42분이 지난 뒤에야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청의 보고·지휘 체계도 총제적으로 붕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경찰청은 사고 발생 사실 자체도 경찰 내부 보고가 아닌 소방청으로부터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간 공조 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지휘체계의 ‘총체적 붕괴’로 인해 초동 대응을 못 해 참사 대응이 늦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 역시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선상에 오르고, 경찰청의 ‘셀프 조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상황실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56분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이태원 일대 인파로 구급차 진입이 어려우니 교통 통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통상 소방청에서 직접 경찰청으로 공조 요청이 오는 것은 드문 만큼, 경찰청 상황실은 서울경찰청·용산경찰서·이태원파출소에 각각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그러나 경찰청이 사고 발생 사실을 파악하게 된 것은 결국 소방청을 통해서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경찰청 상황실 상황요원은 오후 11시 전후로 소방청에 다시 전화를 걸어 구체적인 사고 사실을 문의했다”며 “정신없는 소방청 분위기 때문에 곧장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진 못했으나 수화기 너머 CPR(심폐소생술) 얘기가 들리길래 ‘뭔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실 상황실을 통해 경찰청이 압사 발생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시점은 오후 11시 15분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청 상황실은 압사 사고 발생 사실을 파악한 지 17분이 지난 오후 11시 32분에서야 윤 청장에 ‘문자 메시지’로 사고 소식을 전달했다. 심지어 윤 청장은 밤 12시 14분에 이르러서야 사고 사실을 파악했다. 윤 청장이 개인 일정을 위해 충북 지역에 머무르고 있었던 데다가, 문자 보고가 왔을 당시엔 취침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이 오후 11시 15분 참사 발생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 경찰 최고 지휘권자의 통제 공백이 발생한 배경에 대해서도 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경찰 지휘체계의 ‘총체적 붕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보고·지휘체계가 무너지면서 경찰청장 주재 지휘부 회의는 참사 발생 이후 4시간 10분 뒤인 30일 새벽 2시 30분에 개최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도 서울경찰청 상황실에 이어 경찰청 상황실까지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가뜩이나 거센 “경찰청이 ‘셀프 조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승현·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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