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 청장 "제3자가 작성해 제출, 서명도 위조" 반박
"동생, 문서작성자 사문서위조 고발조치 검토" 해명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기업의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백 청장의 신분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 청장의 동생인 백모 씨는 지난 8월 10일 제출한 코스닥기업 A 사 사외이사 후보자 직무수행계획에 "마침 친 누이는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고 기록했다.
이 계획서에서 또 백 씨는 "본인은 전공(이) 화학이지만 가족 형제 자매들이 현재도 의료 및 제약업계에 종사하며 저와 업무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침 (친 누이가) 중임을 맡아서 더 책임감 있는 관련 기업이 연구개발과제 등 국가 방역으로도 중요한 시기다"라며 "이에 우리가 그 역량을 발휘해 작은 소명의식으로 질병 방역과 관련해 의식 있는 기업이 되는데 일조하고 노력하려 한다"고도 거론했다.
A 사는 올해에만도 질병청과 코로나19 유전체 분석 계약을 3차례 체결했다. 백 청장 취임 이후 백 씨가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에는 이전 계약의 6배인 1만5000건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다만, 백 씨를 포함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은 8월 26일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됐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심의되지 못해 사외이사에 선임되지 못했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와 관련해 "동생이 직접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고 서명도 위조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염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백 청장은 이후 질병청을 통해 낸 별도의 입장문에서 "동생도 해당 내용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었다는 사실을 지난달 31일 언론 취재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며 "소액주주연대 B 씨가 동생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동생의 의사와 무관하게 허위로 계획서가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이를 인지한 직후 동생은 즉시 B 씨에게 항의했다"며 "해당기업에 사실을 알리고 정정공시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해당기업을 통해 ‘공시된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외이사)후보자가 작성하지 않았음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직접 소명하여, 직무수행계획서 재작성 및 확인서를 첨부합니다’는 내용이 정정공시됐다"며 "동생은 B 씨를 사문서위조로 고발 조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백 청장을 향해 "더이상 질병청장으로서 역할 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 사퇴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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