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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주식투자에 실패해 우울하고 살기 싫은 상황에도 치료가 도움이 되나요?

주변에서 주식으로 대박이 나서 퇴사하는 사람을 보고 주식투자를 시작했어요. 카페에도 가입하고 책도 열심히 읽으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 주식을 했습니다. 처음에 수익 날 때는 좋아하던 아내도 막상 제가 잃고 나니까 도박중독자 취급을 하네요.

1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잃다 보니 일할 의욕도 나지 않고, 지금 장이 안 좋은데 이럴 때 추가로 들어가야 결국 이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초조하기만 해요. 잠도 안 오고, 밥도 먹기가 싫고, 아무것도 재미가 없고, 일에 집중이 안 되다 보니 직장에서 지적은 더 많이 받고요.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되기는 하나요?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문제인데 말이에요.

A : 집중력 저하 · 자책의 악순환… 일상 유지하려면 상담 필요

▶▶ 솔루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해도 상황을 버티는 것에는 도움이 됩니다.

현실적인 문제는 그대로인데 그런 치료가 무슨 도움이 되냐고 생각하는 점도 이해가 갑니다. 상담을 받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다고 보유한 주식이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 버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버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상을 잘 유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주식 때문에 내가 번 돈을 잃은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한 점이야 다들 비슷할 것입니다. 잘 버틴다는 것에 있어서, 원래 하던 일이나 대인관계 등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량주냐 작전주냐 시장이 어떻느냐 선물옵션이냐 등에 따라서 주식이 회복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하루 종일 그것을 들여다보거나 절망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주식에 대해서만 생각하거나, 손실로 인해 우울이나 불안이 심해지거나, 잠을 못 자는 경우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말씀하셨듯이 직장에서 지적을 받거나, 일상에서 실수하거나 빠뜨리는 부분이 있으면 더 속상해지고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자책의 악순환에 진입하는 것이지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대인 관계도 안 좋아지고, 인사고과에 문제가 생기는 등 내가 잃는 것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회복은 더 늦어지고 삶에서 회복할 기회를 엿볼 수 없게 되고요. 이런 악순환을 끊고 잘 버티기 위해 상담이나 약물치료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주식으로 잃은 상황이 같다고 필요한 치료가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혹시 단타를 통한 만회 욕구가 충만한 중독 상태인지, 무기력한 부분 때문에 힘든 것인지, 미래를 생각하면서 불안한지에 따라 각자에게 필요한 방법은 다릅니다.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지만 돈을 잃음으로 직장이나 주변의 소중한 사람, 나아가 자기 자신을 잃지 않도록 미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 ·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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