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디젤차 등록 전년비 줄어
휘발유 31만 · 전기차 15만대 ↑
경유 - 휘발유값 차이 ℓ당 225원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상승 전망
디젤차 퇴출 속도 더 빨라질듯
경유값이 최근 한 달 연속 오르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가 ℓ당 225원을 돌파했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고, 유럽발(發) 에너지 대란 위기감 속에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지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디젤차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의 10월 자동차등록 현황에 따르면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차는 977만9550대로 지난해 같은 달(988만7588대)에 견줘 10만8038대(1.09%) 줄었다. 디젤차가 전체 등록차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85%에서 38.50%로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차와 전기차 등록 대수는 각각 1년 전보다 31만238대(1170만3237대→1201만3475대), 15만3893대(21만1677대→36만5570대) 증가했다. 전체 등록차량 대수가 1년 새 59만1997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디젤차만 홀로 뒷걸음질 친 셈이다.
신차 시장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자동차정보 포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올해 등록된 신차의 사용연료별 대수(누적)를 조사한 결과 10월 현재 디젤 신차는 28만8888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36만8593대)보다 21.62%(7만9705대)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경유값 급등으로 ‘저렴한 유지비’라는 디젤차의 최대 장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포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경유의 ℓ당 전국 평균가격은 1885.69원으로 보통휘발유(1659.94원)보다 225.75원 비싸다. 경유값은 지난 5월 11일 휘발유를 앞질렀고, 지난달 7일부터는 한 달 연속 상승하며 가격 차를 200원대까지 벌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지난해 말에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ℓ당 180원 저렴했다.
‘기름 넣기 겁난다’는 디젤 차주들의 걱정이 커지면서 디젤차 퇴출 시계도 점점 앞당겨지는 모습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로부터 가스 조달이 어려워진 유럽이 급격히 경유 수요를 늘리며 글로벌 경유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 영향까지 겹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각국이 경유 재고 비축 경쟁에 나설 수도 있어 기름값 안정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급격한 전동화 전환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가 퇴출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디젤차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며 “가성비라는 장점을 되찾지 못한다면 디젤차는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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