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권한 · 종속 문제 등 우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신고번호 통합화가 진행됐는데도 긴급 신고번호가 112와 119로 이원화된 건 경찰과 소방 두 기관의 반대 때문이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정부의 긴급신고번호 통합 작업에도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신고번호 통합을 위해 진행된 ‘긴급신고 통합방안 연구 용역 최종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1안으로 지금의 체제인 112와 119의 이원화, 2안으로 112 또는 119로의 통합을 제시했다. 2안의 경우 112와 119의 높은 인지도를 고려해 두 번호를 모두 사용하거나 주 번호와 보조번호로 쓰되 단일한 상황실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당시 해당 연구용역 책임자였던 이성용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의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점”이라며 “경찰은 경찰대로, 소방은 소방대로,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대로 움직여 각 기관을 조정할 주체가 없어 연구진은 단일 긴급신고번호가 한국에 더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1안이 선택된 건 당장 경찰과 소방이 단일한 지휘체계로 묶이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경찰은 지자체장의 지휘를 받는 소방과 엮이기 싫었고, 소방은 경찰 권력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비용도 영향을 미쳤다. 1안은 시스템 구축에 136억 원이 드는 것으로 나왔지만 2안은 이보다 8배 이상 높은 1153억 원으로 산출됐다. 신고 전화 폭주로 인한 신고시스템 마비 등에 대한 기술적 보완 필요성도 2안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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