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pool·대표취재) 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은 10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전 특별총회를 거쳐 배포한 ‘풀기자단 소속 문화방송(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관련 입장문’에서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기자단은 “출입기자단의 대통령 전용기 동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고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한다”며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MBC 탑승 배제 조치에 항의해 출입기자단 중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통령실은 “국익을 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MBC의 전용기 탑승 불허는 사실상 취재 제한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의에 “취재 편의 일부를 제공하지 않는 것일 뿐 취재 제한은 아니다. 취재와 관련해 어떤 제한도 한 바 없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여러 차례 MBC에 가짜뉴스, 허위 보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MBC는 두 달 가까이 팩트체크를 할 수 있고 검증과 개선의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침에 말한 것처럼 막대한 세금을 들여 전용기를 띄우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린 ‘순방 외교’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MBC가) 개선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국익을 다시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 최소한의 취재 편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동남아 순방(11∼16일)과 관련,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해당 방송사 출입 기자들에게 전날 밤 통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들도 그렇고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는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주면 되겠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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