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승리 드라마’ 아워 마빌
케냐서 태어나 놀이라곤 축구뿐
가난에서 벗어나려 호주로 이주
유소년팀서 펄펄… 덴마크 입성
현재 프리메라리가에서 맹활약
난민에서 월드컵 국가대표로. 호주의 아워 마빌(27)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하면서 인간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마빌은 1995년 케냐의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남수단 출신으로 내전을 피해 케냐로 넘어갔고 유엔이 운영하는 난민촌에서 가정을 꾸렸다. 진흙으로 만든 방 하나짜리 집에서 마빌은 10세까지 자랐다. 마빌은 축구를 좋아했고, 축구 외엔 놀 거리가 없었다. 난민촌에서 마빌은 맨발로 누더기가 된 공을 차고, 맨땅을 달리면서 꿈을 키웠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부모와 함께 호주로 이주하게 됐다.
마빌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호주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선 축구로 성공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각오를 다지고 다진 마빌은 지역 유소년팀에 들어가 펄펄 날았고, 16세 되던 해 세미프로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이듬해 호주프로축구 A리그의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진짜 프로가 됐다.
마빌은 2년간 호주리그를 누빈 뒤 20세이던 2015년 덴마크의 FC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고, 올해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카디스 FC로 옮겼다. 그리고 지난 8일 발표된 카타르월드컵 출전 호주국가대표 명단에 포함됐다. 호주대표팀 내 유일한 흑인이다. 호주는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그리고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마빌은 측면공격수.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나며 특히 역습에 능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직후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번이 첫 월드컵 출전이다. 호주는 지난 6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페루를 승부차기로 꺾고 카타르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마빌은 호주의 마지막 키커로 골을 넣어 5-4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빌은 “승부차기 골은 나와 내 가족이 호주에 드리는 감사의 인사”라고 말했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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