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마다 첨예한 갈등 예고
美 “어떠한 공동성명 없을 것”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화상·통화회담만 5차례 가진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대만 문제·북핵 위협·우크라이나 전쟁 등 3대 의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레드라인(양보할 수 없는 선)’을 거론한 데다 공동성명도 나오지 않을 예정이어서 두 정상이 이슈마다 첨예하게 맞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성명을 통해 “미·중 정상들은 미·중 소통라인을 유지·심화하는 한편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초국가적 도전에 대해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에서 협력과 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해 미·중 정상 간 소통보다 더 중요한 채널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차례 화상·통화회담을 했으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8월 초 대만 방문으로 양국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난 7월 통화를 마지막으로 접촉이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년 10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대면 정상회담에서는 군사·경제 등 양국관계를 비롯해 인도·태평양 역내 및 글로벌 이슈, 기후변화 등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특히 최근 도발 수위가 높아진 북핵 위협을 비롯해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최근 도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국제 및 역내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미·중 간 입장 차를 확인하고 소통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이번 정상회담 목표에 대해 “각자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펼쳐놓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NSC 관계자도 “어떤 종류의 공동성명도 없을 예정”이라며 “회의 결과물을 내기 위한 회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구체적 성과보다 두 정상이 향후 소통 재개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데서 의의를 찾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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